“전통 낙화와 게임 캐릭터의 만남”…데브시스터즈, 문화 융합 행보 주목
게임 IP와 전통 공예가 결합한 새로운 문화 융합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데브시스터즈가 대표 모바일 RPG ‘쿠키런: 킹덤’을 주제로 국가무형유산 제136호 김영조 낙화장과 함께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이색적인 낙화 작품을 공개했다. 이번 협업은 쿠키런: 킹덤 게임의 서사를 확장하는 동시에, 전통 무형유산인 낙화 예술의 가치를 전 세계 유저에게 알리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업계는 이번 아트 프로젝트를 ‘디지털 IP와 문화유산 협업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6월 24일 쿠키런: 킹덤 업데이트에서 최초 등장하는 신규 캐릭터 ‘사일런트솔트 쿠키’를 기념해 추진됐다. 사일런트솔트 쿠키는 기사단장으로 활약하다 타락, 신의 손에 봉인된 사연을 지닌 인물이다. 김영조 낙화장은 달궈진 인두로 종이에 불의 흔적을 남기며, 이 캐릭터가 상징하는 ‘침묵’과 고독감을 특유의 전통 공예 기법으로 시각화했다.

낙화란 불에 달군 인두로 종이, 나무 등에 접촉하며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전통적 공예 방식이다. 인두의 온도, 힘, 속도에 따라 다양한 농담과 질감이 표현돼 높은 예술성과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현재 김영조 장인은 낙화장 보유자이자 국내 유일의 낙화 전승자로, 이번 작품을 통해 사일런트솔트 쿠키의 상실과 고독이라는 게임 내 서사를 깊이 있게 풀어냈다.
김영조 장인은 “낙화는 오랜 시간 묵묵히 연습해야만 완성도가 높아지는 예술”이라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책임감과 고독함이 캐릭터와 공명했다. 화려함이 아닌 고독의 미감을 국내외 팬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나전칠기, 분청사기, 한지공예 등 다양한 전통 장인들과 연이어 협업하며, 게임 캐릭터를 소재 삼아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깊이를 재해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게임 산업의 경계를 넘어, 문화유산 산업 활성화와 교류 모델로 실효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게임 기업도 전통 예술과의 콜라보 사례가 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쿠키런: 킹덤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문화융합 프로젝트가 확산되면서, 저작권·IP 활용, 무형유산 인증 등 제도적 이슈도 부각된다. 전문가들은 게임·콘텐츠 산업과 한국 전통문화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데브시스터즈 사례처럼, 게임과 문화예술의 융합이 각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