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기업 투자 장기 둔화”…OECD, 글로벌 성장세 하락 경고
현지 시각 5일 파리(Paris) 소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선진국 내 기업 투자 부진에 대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34개 회원국의 지난해 평균 순투자 규모는 금융위기 직전 수준보다 20% 낮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경제 성장세에도 직접적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회원국 전체 순투자는 GDP 대비 평균 1.6%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2.5%)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이스라엘(Israel)과 포르투갈(Portugal) 외 모든 국가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순투자가 줄었으며, 팬데믹 이전(2014~2019년) 수준을 회복한 국가는 캐나다(Canada), 이탈리아(Italy), 호주(Australia) 등 6개국에 그쳤다.

이와 달리 한국(Korea)은 이스라엘과 포르투갈을 제외하면 금융위기 이전 대비 순투자 감소 폭이 가장 작았으나, 팬데믹 이전 기준으로 보면 중간 수준보다 더 큰 감소를 기록했다. 디지털 및 지식기반 산업 투자가 늘고 있음에도 실물자산 투자 위축과 감가상각 확대가 전체 투자 감소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 OECD는 정책 불확실성을 꼽았다. 알바로 페레이라(Alvaro Pereir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정책, 규제 환경, 글로벌 수요 등 각종 불확실성이 기업의 장기 투자 결정을 저해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USA) 전 대통령의 예고 없는 관세 발표 등 예측 불가한 정책 변화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소폭 상향했으나, 2023년 성장률(3.3%)은 물론 팬데믹 이전 평균(3.7%)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지속되는 투자 둔화가 선진국 경제 체력 저하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OECD는 정책 불확실성이 끝나지 않을 경우 2025년 말까지 실질 투자 규모가 추가로 1.4%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 위축 경향이 중장기적으로 증시 및 글로벌 성장 전망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활력 회복을 위해 투자 환경 안정과 정책 예측 가능성 제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고가 각국의 경제 정책과 기업 투자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 투자 둔화와 불확실성의 장기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