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원 전력 대역사”…아프가니스탄-UAE, 에너지 자립 대규모 투자 계약 파장
현지시각 5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에서 탈레반 정부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아지지 그룹(Azizi Group)이 100억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대형 발전시설 건설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번 합의는 만성적 전력난 해소와 함께 경제성장, 고용 확대 등 광범위한 효과를 겨냥한 조치로, 지역 및 국제 사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에너지부가 이날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지지 그룹은 앞으로 7~10년 동안 총 1만메가와트(MW)급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건설한다. 사업은 천연가스, 석탄, 수력, 풍력 등 복수의 에너지원으로 추진되며, 이 중 풍력 발전소만 700MW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총인구 4,200만 명 중 약 40%만이 전기에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아지지 그룹 미르와이스 아지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업은 아프가니스탄의 만성 실업 문제와 산업 기반 취약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최대 15만 명의 아프간인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새 일자리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체 사업 관리 인력의 98%를 현지 채용으로 충당하고, 기술교육센터 설립도 병행할 계획이다.
생산된 전력의 4,000MW는 생활용 공공소비용, 6,000MW는 산업용으로 배분될 예정으로, 공공복지 개선과 제조업·농업 등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 DABS(다 아프가니스탄 브레슈나 세르카트) 등 국영 전력기관은 지금까지 국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인접국 수입에 의존해 온 만큼, 이번 투자가 에너지 자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탈레반 정부 라티프 만수르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계약은 에너지·공공복지 분야 투자 유치의 결실”이라고 강조하며, 2021년 이후 탈레반 집권기조에서 에너지 자립 및 민생 개선이 정책의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은 오랜 내전을 겪으며 인프라가 붕괴돼 외국 자본 유치와 에너지 안정화가 국가 재건의 핵심 현안으로 꼽혀 왔다.
국제 에너지 분석가들은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10년 내 아프가니스탄의 에너지 자급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BC 등 외신도 “아프가니스탄이 국제적 고립과 만성 빈곤 돌파를 시도하는 전환점”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아지지 그룹은 향후 6개월간 사업 세부 설계에 착수하며, 조기 사업 진척과 대규모 투자 자본의 안정적 운용 여부가 성공의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번 계약이 아프가니스탄 사회·경제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