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점 폭발 레온”…폴란드, 이탈리아 압도→VNL 남자부 정상 복귀
공 하나에 실린 묵직한 긴장감이 결승 코트를 감싸던 순간, 폴란드의 레온이 높게 솟구쳐 오른 스파이크가 상대 코트를 내리꽂았다. 폴란드 선수들은 숨죽인 관중의 시선 속에서 끝내 미소를 터뜨릴 수 있었다. 지난 올림픽 아쉬움을 딛고 일어선 승리, 선수와 팬 모두에게 남다른 감흥을 선사했다.
폴란드는 3일 중국 닝보에서 펼쳐진 2025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남자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세트스코어 3-0(25-22 25-19 25-14)으로 완승하며 2년 만의 우승컵을 차지했다. 에이스 윌프레도 레온은 16득점, 카멜 세메니우크가 14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흔들림 없는 조직과 빠른 패스 연결이 연이어 득점으로 이어졌다.

특히 1세트에서 양팀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으나, 레온과 세메니우크의 폭발력이 흐름을 가져왔다. 이어진 2세트에서도 폴란드는 세터를 중심으로 한 빠른 전술 전개와 블로킹 집중력이 빛나며 25-19로 이탈리아를 압도했다. 마지막 3세트에서는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친 폴란드가 무실세트 경기를 완성, 25-14 완승으로 승부를 마감했다.
세계 2위 이탈리아는 라비아가 11점, 미켈레토가 7점으로 분전했으나, 폴란드의 견고한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폴란드는 이 우승으로 2023년 이후 다시 한 번 세계 1위의 위상을 굳혔고, 올림픽 결승에서 맛본 아쉬움 또한 말끔히 씻어냈다.
이날 결승까지 폴란드는 브라질을 3-0으로 제압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결승전을 찾은 현지 팬들은 강렬한 환호와 박수로 선수들의 투혼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 열린 3·4위 결정전에서는 브라질이 슬로베니아를 3-1(23-25 25-20 25-23 25-19)로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국제 무대의 긴장과 환희가 공존했던 닝보에서 폴란드의 정상 탈환은 남다른 의미로 남았다.
이제 폴란드는 각국 대표팀과의 평가전 및 대륙별 국제대회 일정을 이어가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선수들의 땀과 환희가 묻어나는 여운은 긴 밤이 지나도 쉽게 가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