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측근 4인방 모두 구속…우회 진술로 수사 돌파구 찾나”
대통령 부부와 특별검사팀이 수사의 한가운데에서 정면 충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진술을 모두 거부한 가운데, 특검은 김 여사 관련 의혹에 연루된 핵심 '키맨' 4인을 모두 구속하고 우회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진술 거부와 소환 불응이 맞서며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론과 정국의 이목은 특검 수사에 쏠려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8월 들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명태균 공천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건진법사 청탁 등—에 관한 수사를 집중해 왔다. 그 과정에서 특검은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네 명을 모두 구속한 상태다. 구속된 인물은 건진법사 전성배 전 통일교 간부, 통일교 실세 윤영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이종호, 김 여사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등이다. 이들에 대한 추가 심문과 진술 변화 여부에 따라 수사 향방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전성배씨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로부터 김 여사 선물용 명품 등과 함께 교단 현안의 청탁을 받고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전씨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구속 전 심문을 앞두고 "나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초를 겪는 상황을 견딜 수 없다"며 불출석하면서 심경이 변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영호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됐다. 그는 윗선 결재를 거쳤다고 주장하며, 수사 선상에 통일교 수뇌부까지 오르게 만들었다. 특검은 윤씨가 김 여사에게 통일교 측의 대선 지원 사실을 언급하고, 김 여사가 이에 감사하다고 답한 통화 녹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사이자 김 여사 최측근인 이종호 전 대표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그는 8천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와 함께 삼부토건 주가조작, 임성근·조병노 구명 로비 등 각종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가 설립한 렌터카업체가 거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배경에 김 여사와의 친분이 작용했는지, 투자 수익을 공유했는지 등이 수사 대상이다. 김씨는 김 여사 일가의 자금 흐름과 재산 축적 구조를 살필 수 있는 인물로 지목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검의 소환조사 요구와 체포영장 집행까지도 완강히 불응했다. 오히려 8월 20일에는 특검 측을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하는 맞대응도 나왔다. 김 여사 역시 특검 조사 3회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여야 정치권 반응도 팽팽하다. 여당은 “정치 보복 수사”라며 방어에 집중했고, 야당은 “대국민 진실 규명”을 촉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권성동 의원 등 여권 인사와의 통일교 유착 의혹도 수면 위로 떠오르며, 파장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검은 오는 25일 김건희 여사를 네번째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전성배 전 건진법사도 같은 날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구속된 측근들의 진술 변화와 김 여사의 태도 변화 여부가 향후 정국의 중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특검의 첨예한 대립 속에 후속 진술과 추가 증거 확보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