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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PFIC 치료제 빌베이”…입센, 희귀 간질환 치료 패러다임 전환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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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희귀 간질환 치료제 ‘빌베이’(성분명 오데빅시바트)가 내달부터 국내 건강보험 급여를 받게 된다. 이로써 극희귀 질환인 PFIC(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 환자들이 간 이식 없이 경구용 치료제만으로 증상 관리가 가능해진다. PFIC은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담즙이 간에서 원활히 분비되지 못해 축적되면서 다양한 간 손상과 극심한 소양증(가려움증), 성장 지연, 간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미만성 희귀 질환이다. 주로 영유아기에 발병하며, 국내 환자 수는 수십명 수준으로 극희귀질환으로 지정돼 있다.

 

입센코리아가 공급하며 10월부터 보험 적용되는 빌베이는 기존 간 이식 외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던 PFIC 환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빌베이는 담즙산의 장내 재흡수를 억제함으로써 간 내 담즙 축적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소양증 등 주요 증상을 완화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임상 결과에서 기존 치료법 대비 담즙산 수치를 의미 있게 감소시키고, 장기 복용 시 간 기능 보존 가능성도 시사한 점이 크다.

과거 PFIC 치료가 결국 간 이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데 비해, 빌베이를 통한 경구 치료 옵션은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국내 소아간질환 전문가들은 "야간 소양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던 환아에게 삶을 되찾아주는 혁신적 치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치료 접근성 측면에서도 건강보험 등재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희귀질환 영역 집중 개발 경향과 맞물려, 이번 빌베이 보험 등재는 해외 치료제 도입과 처방 여건을 대폭 개선하는 단초가 됐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빌베이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허가가 이뤄지고 PFIC 등 희귀질환 환자 대상 적용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제도 측면에서는 과거 건강보험의 급여 인정 기준이 엄격해 실제 처방이 어려웠으나, 식약처의 허가와 이번 보험 등재로 국내 희귀·난치질환 치료 접근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흐름이 읽힌다. 다만 초고가약 도입의 재정적 부담, 장기 복용 시 안전성 모니터링 등은 여전히 제도적 과제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빌베이의 국내 보험 진입이 희귀질환 치료의 선택지 확대와 사회적 권리 보장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이 같은 혁신 치료제의 실질적 시장 안착을 위한 데이터 관리, 지속 지원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빌베이가 실제 환자 치료 환경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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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센코리아#빌베이#pf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