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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회전목마 아래서 가족이 웃는다”…가을 국향대전에서 만나는 일상의 마법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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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전라남도 함평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놀러 갔던 그 시골 장터처럼, 국향의 깊은 향기에 마음이 이끌린다. 예전에는 그저 국화꽃이 피는 풍경으로만 여겼지만, 이제는 온 가족이 모여 추억을 쌓는 특별한 순간이 됐다.  

 

최근 ‘대한민국 국향대전 축제’가 함평군에서 시작됐다. 축제장 초입부터 커다란 국화 회전목마와 대관람차가 동심을 자극한다. 알록달록 국화로 꾸며진 골목마다 삼삼오오 모여 추억을 남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진을 찍고, 국화로 꾸며진 조형물 앞에 줄을 서며, 아이와 어른 모두의 얼굴엔 설렘이 번진다.  

국화 회전목마부터 향기로운 먹거리까지…‘대한민국 국향대전 축제’ 전남 함평서 열린다
국화 회전목마부터 향기로운 먹거리까지…‘대한민국 국향대전 축제’ 전남 함평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직접 참여로도 확인된다. ‘국향 끼스타를 찾아라’처럼 누군가는 무대에서 끼를 발산하고, ‘마법의 휴먼포토’에선 가족이 동화 속 한 장면 속 주인공이 돼본다. 전문해설이 더해진 ‘국향 인문학 토크’는 어른들의 이야기까지 챙긴다. 축제 한편에서는 ‘조용한 대회’라는 이색 이벤트가 마련돼 조용히 낮잠을 즐기는 이들의 평온함도 인상적이었다.  

 

함평의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축제장에는 지역 특산물과 다양한 향토 음식이 이어지고, 일회용품이 사라진 친환경 부스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주민들이 손수 준비한 먹거리는 여행의 또 다른 큰 즐거움이라는 참가자들의 반응이 많았다.  

 

축제 분위기만큼이나 현장 반응도 뜨겁다. 거리마다 브라스밴드의 연주가 울려 퍼지고, 낮에는 콘서트 무대가 청춘의 흥을 더한다. 특히 마술버블쇼에서는 꼬마 손님들이 환상을, 부모들은 잠시 추억의 여유를 찾는다.  

 

지역 축제가 이런 마음의 쉼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현장 담당자는 “향기가 퍼지는 축제장이야말로 일상에 작은 마법을 더하는 공간”이라 표현했다. “그냥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는 순간 자체가 오래 남을 기억이 된다”는 방문객의 소감에서도 따뜻함이 묻어났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꼭 다시 가고 싶다”, “어릴 때 본 국화꽃이 이렇게 근사해질 줄 몰랐다”는 공감의 말들이 이어진다. SNS에는 국화 회전목마 앞에서 찍은 사진이 연달아 공유되며, ‘마법의 하루’라 적은 해시태그는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국향대전은 곧 가을의 한 시절을 담은 풍경이자, 가족의 순간을 새기는 다정한 장치가 된다. 작은 꽃 한 송이를 천천히 바라보며, 우리는 느릿한 일상의 리듬을 다시 찾는다.  

 

작고 소박한 축제 한 구석에서, 삶은 조금 더 다정해지고 있다. 돌아서는 길에도 국화 냄새가 오래 남는 것처럼, 이런 가을의 기억이 오래 마음속을 밝혀주길 바라게 된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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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향대전축제#함평#국화회전목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