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7득점 폭발”…두산, 키움전 대역전극→10연패 몰아넣다
고척스카이돔의 스탠드는 숨을 죽였다. 초반 실점을 딛고, 두산 베어스가 감춰왔던 힘을 단숨에 드러내며 경기장의 온도를 바꿔 놓았다. 7회초, 간절했던 추격의 서막을 알리듯 두산 타선의 매서운 방망이가 키움 히어로즈를 집어삼켰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맞대결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순위표 아래쪽에서 기로에 선 두 팀이 만난 만큼, 초반부터 조심스러운 수 싸움이 오갔다. 키움은 1회말 최주환의 솔로 홈런으로 분위기를 주도했고, 두산은 3회초 김재환의 2타점 적시타로 응답했다. 점수는 팽팽하게 엇갈리다 3회말 키움이 다시 2점을 추가하며 앞서 나갔다. 5회 이주형이 추가 타점을 보태며 키움은 4-2로 우위를 이어갔다.

그러나 7회가 시작되자, 두산은 전혀 다른 얼굴을 선보였다. 제이크 케이브가 힘찬 스윙으로 우중간 담장을 넘겼고, 2점 홈런이 추격의 불씨가 됐다. 흔들린 키움 마운드를 공략하며 두산은 집중적인 타격을 선보였고, 김민석이 3타점 3루타를 터트리며 추가 점수를 보탰다. 두산은 7회에만 7점을 쓸어 담으며, 점수차를 단번에 뒤집었다. 스코어보드는 9-4, 경기장의 흐름은 완전히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이제 두산은 8위 NC 다이노스를 승차 2경기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반면 키움은 이날 패배로 10연패의 늪에 빠졌다. 키움에게 이번 시리즈는 창단 이래 자체 최다 연패의 기록이자, 월간 리그 최다패라는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 5월에만 22패를 겪으며, 냉랭해진 관중석에는 선수들을 향한 쓴 한숨만이 가득했다.
경기 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중요한 승리가 됐다"고 평했다. 키움 팬들은 집념의 응원 끝에 쓴 고개를 떨궈야 했다. 관중석에는 아쉬움과 탄식이 뒤섞여 여운이 길게 남았다.
두산 베어스는 이제 상위권 반등을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연패의 어둠을 걷어낼 전환점이 절실하다. 매서웠던 타선과 무거웠던 표정, 승패 뒤의 풍경이 아로새겨진 밤. 경기의 감정과 기록은 그대로 내일의 질문으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