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그림 뇌물로 특정”…특검, 김건희에 25일 피의자 소환 통보
이우환 화백 그림을 둘러싼 뇌물 수수 의혹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2일 김건희 여사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피의자로 오는 25일 소환 조사하겠다고 공식 밝혔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달 구속기소 이후 첫 번째 특검 소환을 받게 됐다. 해당 그림 수수 논란은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가능성까지 함께 수면 위로 올라오며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검은 이날 “25일 오전 10시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건희 여사 측도 소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알렸다. 이번 소환에서 특검팀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공천 청탁 및 그림 전달 등 최근 불거진 정·재계 로비 의혹 전반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김 전 검사는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천만원에 구입한 후, 김건희 여사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동시에 4·10 총선 공천 청탁까지 얽혀 있는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에서 탈락했으나, 이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 전반에서 김건희 여사 측의 조직적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김 전 검사의 그림 전달 행위가 ‘뇌물공여’에 해당하며, 김건희 여사가 수수자로 적시될 수 있는가에 쏠려 있다. 김 여사가 공직자가 아니었던 만큼, 공무원인 윤 전 대통령과의 사전 공모가 입증돼야만 뇌물죄가 성립한다. 특검이 이날 김 여사를 뇌물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배경에는 공모 정황이나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특검은 김상민 전 검사의 적용 혐의 자체를 청탁금지법 위반에서 뇌물 혐의로 변경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및 윤 전 대통령 측은 뇌물 혐의를 완강히 부인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검이 적극적으로 혐의 입증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여야 대립 격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편 같은 날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2년 6·1 지방선거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개입한 의혹과 관련해 브로커 김씨와 전 봉화군수 등도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브로커 김씨가 박현국 봉화군수, 박창욱 경북도의원 등 국민의힘 경북권 인사들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공천 청탁에 관여했다고 판단, 관련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이기훈 부회장과 구세현 전 대표도 이날 소환됐다.
이날 특검팀의 잇단 소환 통보와 혐의 적용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둘러싼 정국 긴장감과 공방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중대한 국기 문란 의혹”이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정치적 매도이자 무리수 수사”라고 반박했다.
특검이 김건희 여사의 뇌물 수수 혐의와 공천 청탁 연루 여부를 규명할 수 있을지, 향후 윤 전 대통령과 여권 전체에 미칠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치권은 특검 소환 일정과 수사 추이를 비롯한 정당 간 입장 차로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