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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시내버스 95퍼센트 멈췄다”…노사 대립 장기화 조짐→시민 불편 깊어져
사회

“창원 시내버스 95퍼센트 멈췄다”…노사 대립 장기화 조짐→시민 불편 깊어져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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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시내버스가 멈추며 도시는 한낮에도 멈춘 시간처럼 정체됐다. 경남 창원시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출퇴근길마다 멀어진 버스 정류장에서 속절없이 시간을 보냈다. 거리가 평소와 달리 조용한 가운데, 시민들은 전세버스와 임차택시에 의지해 오랜 기다림을 감수해야 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9개 업체 669대가 이날도 운행을 멈춘 채 차고지에 정차했다. 이는 창원 시내버스 전체의 95퍼센트에 해당한다. 시는 부랴부랴 전세버스 170대, 공용버스 10대, 임차택시 330대를 긴급 투입했으나, 운행 간격은 평소보다 크게 벌어진 상태다. 출근 시간대와 등하교 시간마다 시민들은 종착지까지 긴 도보와 대기를 반복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출처=뉴시스

노사는 전날 협상 과정에서 대선 투표일까지 파업을 잠정 보류하고 협상을 연기하자는 한쪽의 제안을 두고 대립했다. 노조는 이를 일방적으로 주장했으나, 사측의 거센 반발로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29일에도 양측은 비공개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제도의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창원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이나, 지원금 규모는 2020년 586억 원에서 올해 856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통상임금과 임금인상 요구까지 반영할 경우 최대 1천200억 원까지 오르게 된다. 시는 급증하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에 선뜻 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속된 파업으로 시민들은 실생활에서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창원시 홈페이지에는 출퇴근 대란과 학생들의 등하교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비상운송대책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불편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노사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시민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과 실질적 협상이 함께 이뤄지지 않는 한, 지역 대중교통은 계속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합의와 구조 조정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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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시내버스파업#노사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