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품시장, 매출 10% 급등”…LVMH·글로벌 브랜드, 플래그십 대형화 박차
현지 시각으로 25일,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루이뷔통과 크리스챤 디올이 서울 청담동 내 플래그십 매장을 향후 수년 내 대형화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번 확장 계획은 한국 내 명품 소비 증가와 관광객 유입, 원화 약세 등 복합적 요인이 매출 급등으로 이어진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명품업계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 소비 위축에 따른 국가별 분산 전략 차원에서 한국 영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올은 빠르면 2027년 청담동 매장을 대대적으로 확장해 식음료 공간 등 복합 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다. 루이뷔통 역시 같은 지역 내 플래그십 매장을 더욱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계·주얼리 브랜드 불가리는 국내 첫 플래그십 개점을 고려하고 있고, 티파니는 2027년 서울 청담동에 신규 매장 오픈을 예고했다. LVMH측은 본지의 공식 논평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한국의 명품 소비 확산은 미국(USA)과 중국(China)의 경기 및 정책 불확실성, 일본(Japan) 엔화 변동 등에 따른 글로벌 브랜드의 지역 전략 재조정과 맞물려 있다. 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루이뷔통, 에르메스, 샤넬의 국내 매출 합계는 전년 대비 10% 증가해 약 33억 달러(4조6천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실적 급증에는 한중일 관광객의 서울 방문 증가, 원화 약세가 큰 몫을 했다. 2024년 외국인 관광객 명품 매출은 33% 늘어난 9조2천6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반면 2023년 중국은 10년 만에 명품시장 위축세를 보였으며, 미국은 관세 환경 악화로 자국 소비자들이 현지 매장 대신 해외에서 명품 구매에 나섰다. 일본에서는 엔화 약세 여파로 명품 매출이 상승했으나 최근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LVMH 그룹 오너인 베르나르 아르노가 이끄는 한국 시장 공략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그룹 내 셀린느가 2023년 12월 국내 첫 부티크를 개점했고, 펜디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최근 선보였다. 지난달 29일 루이뷔통은 브랜드 첫 뷰티 라인을 서울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해 주목받았다.
명품 업계의 행보는 스위스 리치몬트(바셰론 콘스탄틴) 등 타 글로벌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리치몬트는 6월 서울 플래그십 매장 개점을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에르메스도 최근 청담동 매장을 확장 이전하며 한국 강화를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명품 성장세에는 관광수요, 내수 회복력, 환율 효과가 모두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이 명품 매출 성장의 거점으로 자리를 공고히 할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소비 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 속에서, 앞으로도 글로벌 명품 업계의 한국 중심 전략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