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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박규영, 잔혹한 킬러들의 귀환”…사마귀, 피로 물든 세계관→격돌의 서막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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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킬러들의 세계 속, 임시완은 망설임 없는 눈빛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무게감 있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규영의 흔들림 없는 결의, 조우진의 미묘한 표정에서는 각자의 숙명과 엇갈린 희망이 교차했던 순간들이 긴 여운을 남겼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과 깊이 있는 서사가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었다.

 

영화 ‘사마귀’는 청부 살인업계의 질서가 완전히 붕괴한 세계, 그 곳에 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A급 킬러 ‘사마귀’ 한울과,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평생의 라이벌 재이,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를 비추는 은퇴 킬러 독고가 남긴 짙은 감정의 흔적을 담아낸 작품이다. 각자의 욕망, 야망, 그리고 애증이 뒤섞인 치열한 순간들은 입체적으로 묘사되며, 한 번쯤 심장이 멎는 듯한 긴장감을 쌓아갔다.

넷플릭스 '사마귀'
넷플릭스 '사마귀'

이태성 감독은 ‘길복순’에서 이미 언급된 전설적 킬러 ‘사마귀’의 실체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죽을 사, 마귀 마, 귀신 귀'라는 의미처럼 사마귀는 낫을 양손에 쥐고 곤충의 날랜 동작을 구현하며, 서늘하고도 아름다운 폭력의 미학을 펼쳐 보였다. 서로를 오래 지켜봐온 라이벌 임시완과 박규영, 그리고 노련한 조우진이 만들어낸 복잡다단한 감정선은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굵은 선이 됐다.

 

조우진이 맡은 은퇴 킬러 독고, 각각의 사연을 가진 킬러 배수(전배수), 수민(배강희), 뿜빠이(황성빈), 동영(유수빈)이 힘을 더하며, 벤자민 역의 최현욱까지 다채로운 조합이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113분의 러닝타임 동안 숨 가쁘게 이어지는 추격과 충돌, 서로를 겨누는 인물들의 내면 서사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서스펜스를 안겼다.

 

‘사마귀’에서 임시완은 냉철하면서도 천부적 재능을 품은 킬러 한울로, 박규영은 그와 어긋난 우정을 품은 재이로 각각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 특히 각각의 캐릭터가 품은 상처와 욕망, 그리고 끝내 돌이킬 수 없는 대립의 서사가 시청자 심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넷플릭스 ‘길복순’의 세계관을 정교하게 확장하며, 운명을 건 킬러들의 싸움, 겹겹이 쌓인 비극과 선택의 결과가 서로를 옭아맸다. ‘사마귀’는 26일 오후 4시에 넷플릭스를 통해 113분 러닝타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베일을 벗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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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사마귀#박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