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온 업보 치러야”…더불어민주당, 김건희 특검 구속수사 강력 촉구

정치적 충돌 지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특검 출석을 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특검에 출석하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민주당은 구속수사와 엄정 대응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김 여사의 발언과 특검의 향후 대응에 여야는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각종 부정부패와 국정 농단 의혹의 한가운데 서 있는 김건희 씨가 오늘 수사를 잘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황제 의전 수사, 눈감아주기 수사로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증거를 인멸하고 관계자들과 말을 맞췄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경고했다. 정 대표는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을 경우 즉시 김건희를 구속해 법의 준엄함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브리핑에 나선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김건희가 특검에 출석하며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 한 것에 헛웃음만 나온다”며 “남편 권력만을 믿고 저지른 상상 초월의 범죄들을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여사가 관련될 수 있는 혐의가 “수를 세기도 힘들 지경”이라며 “이제 대통령 권력과 검찰권 뒤에 숨은 미뤄온 업보를 치를 시간이 도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을 뒤흔든 김건희에게 법의 무서움을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며 “더 이상 김건희에게 관용을 베풀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요사한 변명과 회피로 일관한다면, 국민적 분노는 법의 심판을 넘어 역사의 심판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16가지 범죄 의혹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할 마지막 기회”라고 거듭 경고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고,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이 기존과 달리 어떤 특혜나 예우도 하지 않아야 하며, 모든 조사에 원칙적으로 임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여사에 대한 초유의 특검 수사 속도와 구속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당분간 정국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는 김 여사 수사와 관련된 특검 대응을 놓고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