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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3, 21, 25, 28, 31의 행운 번호”…로또는 시대의 작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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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3, 21, 25, 28, 31의 행운 번호”…로또는 시대의 작은 희망이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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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로또 추첨을 기다리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누군가의 작은 사치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는 소박한 바람이 됐다.

 

7월 26일, 제1182회 로또 당첨번호는 1, 13, 21, 25, 28, 31번으로 공개됐다. 보너스 번호는 22번이다. 매주 토요일, 추첨 시간에 TV 앞에 모여 숫자를 맞춰보는 순간은 언제나 같은 설렘을 반복한다. “오늘은 혹시 내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대어보는 것이다.

제1182회 로또당첨번호
제1182회 로또당첨번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제1회부터 1182회까지, 누적 1등 당첨자가 9,722명, 2등은 58,768명에 달한다. 판매금액 82조 원, 지급금액 41조 원이라는 누적 기록 속엔 ‘한 번쯤은 내 차례일지도 모른다’는 심리가 촘촘히 새겨졌다. 평균 1등 당첨금 20억 원, 최고 당첨금 407억 원이라는 숫자도 그 상상을 부풀린다.

 

흥미로운 건 추첨 통계다. 34번, 12번, 27번, 13번, 33번, 17번이 가장 많이 불린 번호로 꼽힌다. “혹시 이번엔 그 숫자가?”라며 나만의 전략표를 그려보는 것도 로또가 가진 작은 놀이의 묘미다.

 

전문가들은 로또의 인기를 ‘희망 소비’라 부른다. 심리학자 김유진 씨는 “당첨 확률은 현실적으로 낮지만, 로또를 사는 행위 자체가 일상에 잠깐 숨을 틔우는 일이 된다”고 표현했다. 복잡한 삶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나마 삶의 가능성을 상상해보고, 자그마한 기대의 끈을 잡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누적 통계 보면 잘 나오는 번호가 따로 있긴 하네”, “한 번쯤은 내 차례도 오겠지”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이들이 많다. “로또도 습관이 됐다”라는 반응처럼, 더 이상 로또 참여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주말의 소소한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로또는 누군가에겐 한없는 기대, 누군가에겐 단순한 재미이지만, 모두의 바람과 이야기가 쌓인 우리 시대의 작은 신호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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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당첨번호#1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