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톱 더 레인” 속 RM·타블로, 젊음의 굴곡 담은 랩→내면 치유 궁금증
촉촉하게 내리는 빗방울처럼 잊었으면서도 잊지 못하는 감정들은 조용히 흐른다. 방탄소년단 RM과 타블로가 나지막이 읊조리는 랩톤 위로 슬로우 템포 힙합 비트가 퍼져나가며, 젊은 날의 트라우마와 성장, 다시 치유로 향하는 여정이 곡 안에 녹아들었다. 두 아티스트가 소리로 오간 따스한 교감은 밤하늘을 수놓는 비처럼 다층적 위로를 남겼고, 차분한 멜로우 사운드는 리스너의 감각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에픽하이 타블로와 방탄소년단 RM의 협업곡 ‘스톱 더 레인(Stop The Rain)’은 두 사람만의 서정성과 뚜렷한 랩 아이덴티티로, 발표 직후 음악 팬들의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 곡은 비라는 메타포를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와 세대의 굴곡, 그리고 내면의 화해를 차분히 그려낸다. 특히 중반부에서 타블로가 담담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라며 상처를 꺼내면, RM이 “네 그래요”라고 진솔하게 답하는 파트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전문가들은 이 장면이 곡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고 입을 모았다.

장준환 평론가는 “과거 ‘우산’, ‘포에버 레인’ 등에서 비를 소재로 삼았던 두 아티스트가 이번에도 비와 트라우마, 젊음의 불완전함을 메타포로 활용하며 곡 전체를 서정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곡의 붐뱁 사운드와 공간감 있는 편곡, 축축한 무드의 멜로우 파트는 에픽하이 ‘맵더소울’ 시절의 색채를 현대적으로 소환한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타블로가 책과 음악을 아우르던 창작자적 태도, RM이 에픽하이에 보내온 오랜 존경과 애정 역시 협업의 진정성을 부각한다.
무엇보다 최근 RM은 두 번째 솔로 앨범 ‘라이트 플레이스, 롱 퍼슨’으로 미국 주요 시상식에서 그룹·솔로 모두 수상하는 한국 아티스트로 기록됐으며, ‘스톱 더 레인’ 역시 그의 음악적 확장과 아이덴티티 변화에 상징적으로 연결된다. 장준환 평론가는 “RM이 SNS 큐레이션, 인디 아티스트 협업을 비롯해 끊임없이 음악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며, 이번 곡에서 힙합 뿌리와 에픽하이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밝혔다.
황선업 평론가 역시 “타블로와 RM이 각자의 색을 드러내며 협업을 통해 또다시 음악 정체성을 한층 더 공고히 했다”고 덧붙였다. 뜨거운 젊음과, 그 속에서 차가운 비처럼 스며오는 감정의 잔상은, 이번 신곡을 통해 긴 시간 음악팬의 기억 속에 머무를 전망이다. 방탄소년단 RM과 타블로의 ‘스톱 더 레인’은 감성적 연대와 서정성, 그리고 힙합적 뿌리까지 모두 아우르며, 세대와 장르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