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보이스피싱 잡는다”…경찰청·LG유플러스, 민생범죄 예방 강화
인공지능(AI) 기술이 전화금융사기 등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의 새로운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과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하며, 통신과 수사가 결합된 민생범죄 예방의 본격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AI 기반 탐지와 실시간 데이터 연계가 보이스피싱 척결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LG유플러스와 함께 서울 용산 사옥에서 ‘인공지능 기술 활용 전화금융사기 등 민생범죄 예방’ 업무협약을 맺고, AI를 중심으로 한 신속 대응 체계를 예고했다. 그간 중계기 단말기 탐지·차단, 악성 앱 감염 의심 피해자 구제 등이 추진된 데 이어, 이번엔 ▲AI 기반 범죄 탐지·차단 고도화 ▲피해자 긴급 대응 ▲대국민 보안캠페인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

핵심은 양사의 데이터와 첨단 분석 기술을 결합한 범죄 조기 인식 및 차단 체계다. 통신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통신망을 지나는 이상 징후, 악성 앱 제어 서버 로그, 의심 문자 착신번호, 중계기 단말 정보 등 보이스피싱 의심 데이터를 추출한다. 경찰청은 이를 자체 범죄 데이터베이스(DB) 및 수사망과 연동해 범죄 패턴을 실시간 감지한다. 경찰이 제공한 데이터를 학습한 AI 앱 '익시오(ixi-O)'를 통한 정보 공유도 추진된다. 기존에는 사후 탐지에 머물렀던 사고 대응을, 피해 발생 전인 '예방-인지-추적' 전 주기 체계로 진화시키려는 것이 골자다.
현장 피해자 보호도 강화한다. LG유플러스 보안 전문 매장을 ‘현장 대피소’로 지정해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피해자가 즉각 방문 시 보안 상담과 신속한 경찰 연결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 전문 상담사의 응대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경찰 교육 지원도 병행한다.
경쟁적으로 AI 기반 범죄 대응 기술을 도입하는 해외과의 비교에서는, 일본·미국 등 주요국 역시 통신망 AI 모니터링 및 경찰-통신사 협업이 확산 중이다. 국내 협력모델은 실시간 데이터 연동과 현장 보호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더욱 입체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번 사업은 기술과 수사, 민간과 공공의 협업에 데이터 활용이 필수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이동에 따른 윤리·규제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른 통신정보 제공과 데이터 활용 프로토콜 준수가 당분간 공동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화금융사기가 “사회적 안전망까지 위협하는 중대 민생범죄”임을 강조하며, 민·관의 AI 협업이 범죄 예방의 표준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계는 이번 모델이 전국적 확산과 추가적인 ICT 융합 협업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