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애플에 투자 요청”…미국 반도체 협력 모색에 시장 출렁
현지시각 24일, 미국(USA) 뉴욕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이 경영난 해소를 위해 애플(Apple)에 투자를 요청하고 양사 간 전략적 협력 방안 논의에 돌입한 사실이 전해졌다. 이 소식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시장과 업계에 즉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논의는 인텔과 애플이 아직 초기 단계에서 비공개로 접촉 중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요청은 소프트뱅크·엔비디아(Nvidia)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과 칩 협력을 연이어 모색하는 인텔의 자구 노력이 확대된 맥락에서 나왔다.

인텔이 애플을 상대로 투자를 타진한 계기는 최근 반도체 경쟁 심화와 기술 격차 확대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전통적으로 애플은 인텔의 최대 고객 중 하나였으나, 최근 아이폰·맥(Mac) 등 주요 제품 칩 생산을 대만(Taiwan)의 TSMC에 이관한 바 있다. 인텔은 이에 대응해 글로벌 투자와 파트너십 확보를 통한 경쟁력 회복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번 논의가 실현될 경우, 인텔에는 사업 정상화와 시장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반면, 애플이 유의미한 칩 생산을 인텔에 다시 맡길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애플이 현재 미국에 6,0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점과 맞물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할지 여부가 관건이 됐다.
주요 외신은 이 같은 투자 협의에 즉각 반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의 협력 논의가 인텔 체력 회복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와 첨단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해설했다.
한편, 립부 탄(Pat Gelsinger) CEO 체제의 인텔은 미국 행정부의 89억 달러 보조금을 포함한 투자 유치를 통해 자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인텔 지분 9.9%를 보유하게 된 점도 주목된다. 그러나 인텔의 현재 시가총액은 1,480억 달러에 그쳐, GPU 분야에서 주도권을 쥔 엔비디아의 약 30분의 1에 불과하다. CPU 시장에서는 AMD가 두각을 드러내는 등 경쟁 심화도 여전하다.
이와 같은 악재 속 인텔은 감원과 공장 확장 연기 등 긴축 전략을 병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이 인텔의 중장기 비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24일 뉴욕 증시에서 투자 요청 소식 직후 인텔 주가는 6% 이상 급등했다. 반면 애플은 0.8%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는 “미국 내 반도체 생태계 복원과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는 PC·데이터센터 칩 시장 경쟁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앞으로 인텔의 추가 투자 유치와 애플의 미국 내 생산 투자 확대, 그리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 제휴 확장 여부 등이 시장 판도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양사 협의 진전과 각국 정부·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모습이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및 미국 내 기술 산업 생태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