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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많은 가을 도심”…세종시에서 찾은 자연과 문화의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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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많은 가을 도심”…세종시에서 찾은 자연과 문화의 쉼표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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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종시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행정 중심도시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자연과 문화를 한데 누릴 수 있는 휴식 공간의 일상이 됐다. 쾌적한 공기 속 산책로, 물가의 고요, 그리고 커피 향까지―그 안엔 도시의 여유가 가득하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정돈된 계획도시의 품격에 자연 친화적 공간이 조화를 이룬다. 22일 오전 구름 많은 하늘 아래 21.6도의 선선함이 감돌자, 국립세종수목원에는 도시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계절전시온실에서는 이국적인 푸르름이 무심코 일상에 변주를 주고, 너른 산책길에서는 걷는 이마다 마음에 여유가 내려앉는다. 주말 아침 아이 손을 잡고 수목원을 찾은 정지은(38) 씨는 “도시 속에서 이렇게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 느낄 줄 몰랐다”며 “걷기만 해도 마음이 환해진다”고 고백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세종시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세종시

이런 변화는 데이터로도 감지된다. 한국관광공사의 방문객 조사는 세종 주요 녹지 공간 방문자 수가 작년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서면의 고복저수지는 도심과 붙어 있으면서도 전원적인 풍경을 간직했다. 잔잔한 저수지 위로 구름이 드리워지고, 산책길을 따라 걷는 시민들은 “이만한 평화로움이 또 있을까”라고 속삭인다. SNS에는 호수와 숲을 배경으로 남긴 사진들이 꾸준히 공유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심 속 ‘쉼표’ 현상을 일상의 리셋이라 부른다. 도시계획 전문가 류지현 씨는 “세종시처럼 자연과 문화공간이 연결된 도시는 정서적 안정감을 크게 높인다”며 “이제는 가족 단위, 혹은 혼자서도 여유를 찾는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퇴근 후 이 근방 카페에서 혼자 책 읽는 시간이 소중하다”, “가족끼리 저수지 산책하고 나면 대화가 많아진다”며, 생활 속 힐링 루틴이 자연스럽게 공유되고 있다. 도심에 자리한 테라로사 세종점에서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커피, 고요한 대화가 어우러진다. 이곳을 찾은 대학생 김지현(25) 씨는 “잠시 머물며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경험을 전했다.

 

작고 사소해 보여도, 자연 한 가운데에서 한 숨 쉬는 선택은 도시인의 리듬을 바꾼다. 세종시의 구름 많은 하늘 아래에서 만나는 여유―이 변화는 누구나 공감하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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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국립세종수목원#고복저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