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피서, 자연 힐링”…대구의 실내외 명소에서 여름나기
아침부터 뜨거운 볕이 내리쬔다. 요즘 대구 사람들은 ‘무더위’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예전엔 그저 잠시 참으면 되는 시기였지만, 이제는 어떻게 여름을 보내느냐가 일상에 중요한 숙제가 됐다.
대구의 오늘 오전 기온은 30.9도, 체감온도는 31.4도까지 올랐다. 낮에는 최고 35도까지 치솟는 찜통더위가 예고돼 있다. 자외선도 높은 수준이라 외출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모두 ‘좋음’ 단계를 기록해 숨쉬기만큼은 한결 가볍다.

그만큼 시민들은 실내와 실외를 적절히 오가며 더위를 피하는 ‘여름 맞춤 라이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SNS에는 “여름은 대구가 더 덥다더니 실내외 명소 덕에 못 느끼겠다”는 후기가 자주 올라온다. 도심을 조금 벗어나면 사유원이 펼쳐진다. 숲길을 걷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연못과 조형물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저절로 숨이 깊어진다. 한 관람객은 “온갖 소란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좀 더 도심형 피서를 원한다면 스파크랜드가 인기다. 전망대 너머로 펼쳐진 도시 야경, 실내놀이 시설과 다양한 카페들이 모여 있어, 땀이 식을 때까지 천천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시원한 커피 한 잔이면 더위도 금세 잊혀진다”는 반응도 공감을 얻는다.
아이와 함께라면 대구섬유박물관도 좋은 선택이다. 산업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만져볼 수 있어 흥미롭고, 직접 실을 짜보거나 의류 만들기 체험 등에 온가족이 빠진다. “처음엔 박물관에서 뭐 하나 싶었는데, 아이가 먼저 집에 가기 싫다고 떼썼다”는 부모의 목소리도 들린다.
휴식이 필요하다면 수목원생활온천이 제격이다. 실내탕에서 시원하게 피로를 풀고, 온천 밖으로 눈을 돌리면 푸른 수목원이 가득 펼쳐진다. 폭염을 피해 한적함을 찾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된다.
마지막으로, 동산계곡엔 이미 여름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 담그고, 그늘 아래 돗자리 펴고 누우면 그 자체로 작은 휴가다.
대구는 올여름 더위 속에서도 각자의 속도와 취향 따라 여름을 보내는 방식을 제안한다. 사소한 취향의 차이는 있어도, 실내외를 오가며 자신만의 리듬으로 계절을 채우는 모습에서 달라진 삶의 태도가 읽힌다. 작고 소소한 공간 그리고 휴식의 선택들이, 우리 삶을 ‘더위에도 나답게’ 살아가도록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