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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전락균 파문”…이성욱, 냉정한 빌런 연기로 긴장감 폭발→시청자 의심 키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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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전락균 파문”…이성욱, 냉정한 빌런 연기로 긴장감 폭발→시청자 의심 키운 순간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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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의 팽팽한 긴장처럼, 이성욱은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빌런 전낙균으로 변신해 화면을 묵직하게 채웠다. 처음에는 현실에 닿은 듯한 학생 부장 선생님의 모습이었으나, 권력에 굴복하며 이기적으로 변모하는 그의 연기엔 시청자들의 분노와 의심이 동시에 번졌다. 점차 드러난 전낙균의 민낯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스러져가는 평범한 꿈들을 위태롭게 흔들었다.

 

전낙균은 부교육감의 입김 아래 설현에게만 편파적인 지지를 보내며, 실력보다 관계를 좇는 어른의 현실적인 잣대를 그대로 드러냈다. 교감에게 휘둘리던 장면부터 우진 대신 설현에게 추천서를 내주기로 결정하는 순간까지, 학교 안의 공정함은 흔들리고 있었다. 특히 이지의 손에 쥐어진 추천서가 설현에게로 바뀌는 장면은, 아이들의 상처가 어른의 손끝에서 사라져 버리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분노 유발자 등장”…이성욱, ‘트라이’서 빌런 변신→시청자 몰입 이끈다
“분노 유발자 등장”…이성욱, ‘트라이’서 빌런 변신→시청자 몰입 이끈다

우진이 전낙균의 불공정에 거칠게 항의하는 과정은 또 다른 충돌의 서막이었다. 지도라는 미명 하에 폭력을 감추는 낙균의 태도는 깊은 논란을 남겼고, 급기야 학생이 참고 감춘 폭력적 진실이 드러나자 학교 진상조사위원회까지 열리는 사태로 번졌다. 전낙균은 끝내 우진의 어머니를 설득하며 사건 자체를 무마시키는 등, 권력과 책임 회피의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만큼 그는 드라마 속 희망과 절망, 책임과 무책임이 교차하는 회색지대를 현실적으로 형상화했다.

 

이성욱은 전락균의 빌런 서사를 한층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냉정한 어른의 시선, 학생들의 서러움을 무시하는 말투, 위기관리를 향한 교묘한 처신 등이 섬세하게 구현돼, 시청자는 어느새 그 빌런의 초상에 깊은 몰입을 경험했다. 학생들과 마주칠 때마다 낙균의 얼굴엔 갈등의 색채가 덧입혀졌고, 시청자들은 그 뒤에 감춰진 진짜 어른의 민낯을 거듭 되짚어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성욱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의 최실장을 비롯해 다채로운 장르의 변신을 이어오며, 이번 ‘트라이’에서 한층 팽팽한 연기 내공을 선보였다. 전락균은 단순한 악역을 넘어서, 한국 학원 사회의 부조리와 어른들의 책임 회피, 그 안에서 흔들리는 청춘들을 압축한 상징적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성욱이 학생들과 어른 사이의 간극을 리얼리즘으로 풀어내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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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욱#트라이#전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