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취득 불발”…오드리 박, 귀화 문턱에 눈물→V리그 입성 내년으로 미뤄져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의 추천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오드리 박의 눈길은 한동안 메마른 배구 네트 위를 맴돌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에서 팀의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그가, 국내 코트를 밟으려던 오랜 꿈을 다시 한 번 접어야 했다. 번번이 부딪혔던 귀화 절차의 높은 벽과, V리그 신인 드래프트 무대를 향한 간절한 기약이 더욱 뚜렷해진 순간이었다.
오드리 박은 올해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목표로 여러 차례 한국 국적 취득을 시도했다. 부모 모두 한국 출신인 재미교포 2세로, 180cm의 탄탄한 신체 조건에 세터로서 뛰어난 경기 운영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신인 드래프트 참가에는 반드시 한국 국적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미국 국적의 포기를 동반하는 일반 귀화 방식은 현실적으로 부담이 컸고, 이중국적 취득 역시 예상보다 절차가 까다로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미국 국적을 보유한 채 특별귀화 통로를 모색했지만, 이 또한 장애물이 많았다. 대한배구협회의 공식 추천, 법무부 국적심의원회 면접 등의 과정이 남아 있었으며, 경기 영상 외에는 오드리 박의 세부 자료가 부족해 협회 추천 자체가 쉽지 않았다. 특히 법적 심사와 면접 절차에만 최소 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9월 초로 예정된 신인 드래프트까지 준비를 마치는 데 시간적으로 무리가 뒤따랐다.
가족과 함께 국내에 머물며 V리그 경기장을 누비던 지난 3월의 설렘 또한 이내 아쉬움으로 변했다. 팬들은 그의 간절함을 응원했으나, 드래프트 참가가 좌절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관계자 역시 “국적 취득과 관련한 행정적 진척이 예상보다 더딘 만큼, 내년도 재도전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한편 오드리 박의 다음 도전 시계는 이미 새롭게 움직이고 있다. 팬들은 낯선 제도의 높은 문턱을 넘어설 그날을 기다리며, 다시 현장에서 마주할 그 젊은 세터의 투지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