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다니엘·어도어, 침묵 위 발걸음”…가까워진 거리, 얼어붙은 온도→여전한 분쟁의 허상
미묘하게 흔들리는 조명이 비춘 교토의 밤, 다니엘의 어깨 위로 번지는 스포트라이트는 단순한 행사장의 온기와 거리를 넘어 또 다른 감정을 새겼다. 뉴진스 다니엘이 어도어 스태프와 함께 조용히 참석한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행사장, 말은 적었지만 온도차는 뚜렷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눈빛이 교차했고, 분쟁의 자취가 고스란히 공기 속에 번졌다.
최근 다니엘과 어도어 관계자들은 일본 교토에서 열린 오메가 신제품 행사장에 나란히 등장하며 가요계의 또 다른 긴장 신호를 드러냈다. 지난 몇 달 사이 깊은 균열을 겪은 두 집단은 공식 업무에 따라 한자리에 섰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미묘한 얼음장이 깔려 있었다. 뉴진스는 법원의 독자활동 금지 판결에도 불구, 분쟁 전 체결된 광고 계약을 이행하며 침묵 속 절차를 밟고 있다.

법적 분쟁의 시작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진스 멤버들은 어도어의 전속계약 문제를 직접 제기하며 별도의 행보를 고심했다. 반면 어도어 측은 민희진 전 대표 복귀를 포함한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간극은 더욱 벌어졌다. 긴 시간 줄다리기 끝에, 어도어가 제기한 광고 계약 독점 금지 가처분 신청이 1심과 항고심을 모두 통과해, 결국 뉴진스의 독자적 활동이 사실상 가로막혔다.
이번 일본 행사 동행은 분쟁 속 약속된 예전 일정을 소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질적 관계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특히 어도어 측은 판결 직후 공식 입장을 통해 법원 판단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멤버들의 복귀를 바란다고 밝혔다. 곧 다가올 데뷔 3주년을 계기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변화의 기운은 아득하기만 하다.
조심스레 같은 길을 걷는 다니엘과 어도어 스태프. 한껏 응축된 기대와 실망, 조용히 드리워진 서로의 마음은 아직 명확히 교차하지 못했다. 정적만이 남은 행사장 끝자락, 이들의 감정은 복잡하게 얽혀 그대로 머물러 있다. 뉴진스는 다음 달 3주년을 맞으며 또 한 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새로 펼쳐질 무대가 이들의 관계에 어떤 온도를 더할지, 시선은 오늘도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뉴진스와 어도어의 미묘한 동행이 깊어진 그림자를 남긴 가운데, 다가오는 3주년은 이들이 진정한 변화를 마주할 수 있을지 조용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