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캣츠아이, 영국을 물들였다”…역주행 선율 속 K팝의 시간→세계가 숨죽인 순간의 기록
화려한 조명 아래 펼쳐진 무대가 사라진 뒤에도 로제의 음색은 영국 밤하늘을 관통했다. ‘아파트’의 기억에 남는 선율과 진한 감성은 새로운 차트 기록과 마주하며 K팝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체감하게 했다. 캣츠아이는 신곡 ‘날리’로 흐르는 시간 속 존재감을 환기시키며 무대 위 아우라를 영국 음악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세계 중심에서 또 한 번 음악의 물결은 흔들렸다.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만드는 화합의 빛, 그 결정체인 ‘아파트(APT.)’가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 새 역사를 썼다. 지난주 28위에서 이번 주 27위로, 서서히 오른 계단은 결코 작지 않았다. 이 곡은 무려 32주 연속 차트 진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 아티스트로서 유럽 팝 시장의 중심에서 강인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반복되는 순위 변화 속 꾸준히 빛을 발한 이 곡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서사와 지속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특히 ‘아파트’는 2014년 차트 개편 이래 오피셜 싱글차트에서 한국 가수 최장 기간 머문 곡으로 등극했다. 싸이가 한때 써내려 간 ‘강남스타일’의 55주 연속 진입이 있었으나, 로제는 순위의 끈을 놓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하게 만들었다. 최고 순위 2위 기록까지 남기며 K팝 주자 가운데 보기 드문 성과를 이뤄냈다.
캣츠아이 또한 비상을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 레이블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협업 속에서 태어난 캣츠아이는 ‘날리(Gnarly)’로 4주 연속 오피셜 싱글차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주 90위에서 81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탄 캣츠아이는 독창적인 콘셉트, 날카로운 퍼포먼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해외 음악 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과 글로벌 음악 시장의 경계에서 또 다른 지평을 열어젖힌 순간이었다.
로제와 캣츠아이가 각자의 언어와 멜로디로 세계의 귀를 사로잡은 지금, K팝은 단순한 국경을 넘는 음악을 넘어 흐름을 바꾸는 문화 그 자체가 됐다. 서로 다른 결의 목소리와 감각이 차트라는 무대에서 만나 또다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다.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 또 한 번 탁월한 장면을 새긴 두 걸그룹의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