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cm 도전의 끝”…강수희, 사수올로 계약 후 스파르타크 임대→유럽 성장 행보
비 내리는 유럽 원정길, 강수희는 낯선 유니폼의 무게를 묵묵히 받아들였다. 단지 꿈을 좇는 젊은 선수의 모습이라기보다, 유럽 여자축구에서 골키퍼로 세운 새로운 이정표였다. 성장과 도전이란 단어 앞에 멈춰 있지 않겠다는 의지에 국내 팬들의 관심도 뜨겁게 쏠리고 있다.
강수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펨미닐레 U.S.사수올로와 공식 계약을 체결하며, 세르비아 1부리그 FK 스파르타크로 1년 임대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번 임대는 사수올로 구단이 실전 경험과 현지 적응을 강조하는 방침에 따른 결정이다. 팀은 강수희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실전을 중시해, 스파르타크에서의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

강수희는 183㎝, 72㎏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골키퍼다. 12세 이하 대표팀 합류 이래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서 실력을 쌓았고, 16세에는 20세 이하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23년부터 유럽 무대를 직접 노크했고, 독일 마인츠, 스페인 클루브 에스포르티우 에우로파, 뉴질랜드 등 진출지마다 경력을 더했다. 또래 선수들이 대학 진학 후 WK리그를 선택하는 흐름과는 결이 다른 행보였다.
유럽과 뉴질랜드에서 거친 경험 속에서, 강수희는 “여자축구 골키퍼의 해외 진출도 분명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기력 외에도 영어 실력 숙련을 위해 뉴질랜드 현지 생활을 택했고, 스페인 무대에서는 선수들과의 실력 격차를 강하게 체감했다고 전했다.
현지 시장 방문 등 깊은 교류에 노력해 온 강수희는 “세리에A 구단 입단은 그런 일상 경험의 결과”라며, 단순한 기회가 아닌 성장의 증언임을 짚었다. 비록 아직 성인 국가대표 기록은 없지만, 그는 “차세대 대표팀 골키퍼에 도전한다”는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수원FC 위민 김경희를 롤모델로 언급하며, 이제는 “기량으로 앞설 자신”도 내비쳤다.
타고난 체격과 빠른 판단력, 그리고 위축되지 않는 자신감이 강수희의 진짜 무기다. 경쟁이 뜨거운 유럽 무대에서도 “경기 중엔 스스로 최고라는 마음으로 나서게 된다”고 말하며, 한 해 동안 스파르타크의 골문을 지키는 동안 더 단단해질 각오다. 임대 생활 뒤에는 사수올로 복귀를 통해 이탈리아 정착의 다음 단계를 밟을 예정이다.
낯선 언어와 문화, 그리고 빗속에서 시작하는 용기의 시간. 강수희의 새로운 도전은 한국 여자골키퍼의 꿈에 작은 불씨를 지피고 있다. 유럽 당당히 입성한 20세의 성장 서사는 국내 팬들에게 새로운 응원의 의미로 남는다.
강수희가 뛰는 FK 스파르타크에서의 첫 시즌과 그 이후 사수올로 복귀는, 축구 팬들에게 또다시 신선한 기대를 안긴다. 그날 현장에 있었던 비와 낯설음, 그리고 자신만의 자신감이 모여 만들어갈 스토리는 유럽 현장은 물론,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에도 차분한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