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홀 이글 퍼트, 환호의 절정”…김민솔, 극적 퍼팅쇼→BC카드·한경 첫 정상
경기도 포천의 해질 무렵, 마지막 18번 홀 그린을 울린 이글 퍼트 한 방이 한 명의 선수를 새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김민솔이 극적인 10.5m 롱 퍼트 이글에 성공하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트로피를 자신만의 이름으로 바꿔 쥐었다. 경기장은 숨죽인 정적 끝에 터진 환호로 진동했고, 선두를 빼앗기지 않았던 김민솔의 당당한 미소가 빛났다.
김민솔은 24일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를 곁들여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특히 18번 홀 이글 퍼트 장면은 온 대회의 결정적 순간이었으며, 이 한 타가 최종 19언더파 269타라는 값진 숫자와 함께 생애 첫 우승을 결정지었다. 대회 1라운드에서 이미 9m 이글 퍼트를 성공한 김민솔은 이번 대회의 18번 홀에서만 두 번의 이글, 두 번의 버디로 강한 집중력을 입증했다.

이번 우승은 몇 가지 기록을 동시에 생산했다. 올해 2부 드림 투어 4승을 기록해 돌풍을 예고했던 김민솔은 추천선수 신분으로 출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희소 레이스를 완주했다. 추천 또는 초청 선수의 우승은 2022년 KLPGA 챔피언십 김아림 이후 3년 만이며, 추천 선수로서 정상에 선 건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무엇보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공동 1위의 무게를 짊어지고 이글 퍼트를 밀어넣은 대범함이 고스란히 박수로 이어졌다.
노승희가 18언더파 270타로 1타 차 단독 2위, 홍정민과 이다연은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박민지는 6번 홀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작성하며 14언더 274타, 공동 9위로 경기를 마쳤다. 우승 상금 2억7천만원을 안은 김민솔은 2006년생으로, 이제 9월 KB금융 스타 챔피언십부터 1부 정규투어 무대에서 새 출발을 예고하게 됐다.
끝으로, 우승의 그림자에는 늘 조용한 응원이 있었다. 떠나는 해를 배경으로 김민솔의 우승 순간을 지켜본 갤러리들의 박수와 환호가 그린 위를 오래도록 맴돌았다. 경기는 치열했으나, 승리의 감동은 오롯이 팬들과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의 모든 기록은 24일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