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성의 마지막 무대”…개그계 대부 떠난 빈자리→KBS 노제에 쏟아진 추모 물결
밝게 무대를 누비던 전유성의 모습이 KBS 일대에 애달픈 그리움으로 남았다. 전유성의 별세 소식에 웃음의 의미와 삶의 온기가 교차하며 많은 이들이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희극인장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길은 개그계 대부로 불렸던 그의 명예와 사랑, 그리고 무거운 책임감까지 새롭게 비춘다.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 따르면 전유성은 유족인 딸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 전주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끝내 세상을 떠났다. 폐기흉으로 오랜 투병을 이어가던 그는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생전의 뜻을 간직한 채, 가족 곁에서 조용히 마지막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전유성은 서라벌고등학교와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연출과를 거쳐 방송 작가로 경력을 쌓았고, 이후 코미디언으로 전향해 ‘유머 1번지’ 등 각종 인기 프로그램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KBS ‘개그콘서트’의 기틀을 만든 주요 인물로, 자유분방한 입담과 독보적인 재치로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웃음을 선사했다.
무대 밖에서도 한국 코미디의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국내 최초 코미디 전용 공연장인 철가방극장 개관, 후배 양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 등은 코미디계 큰 어른으로서 진한 족적이 됐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명예위원장까지 역임하며 코미디가 지닌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다지는 데 헌신했다.
고인의 생전 연애사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딸을 뒀으며 이혼 후에는 가수 진미령과 1993년부터 오랜 동반자 관계를 이어갔으나 2011년 서로의 길을 걷기로 했다.
전유성의 마지막 배웅은 희극인장으로 예정됐다. KBS에서 함께했던 시간들을 기리기 위해, KBS 본관 일대 노제가 펼쳐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남겨진 가족과 동료 후배들은 전유성을 기억하며 경건한 애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개성 넘치는 장면과 재치 있는 언변으로 시대를 유쾌하게 밝힌 전유성의 유산은 긴 시간 한국 코미디의 뿌리와 줄기로 남아 지금도 이 땅의 희극인과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