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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헝가리에 원유 첫 수출”…EU 공급망 재편 신호탄
국제

“카자흐스탄, 헝가리에 원유 첫 수출”…EU 공급망 재편 신호탄

윤가은 기자
입력

현지시각 4일, 크로아티아 오미살지항에서 카자흐스탄(Kazakhstan)이 헝가리(Hungary)에 8만5천 톤의 원유를 처음으로 수출하는 중대한 협약이 체결됐다. 카자흐스탄 국영 에너지 기업 카즈무나이가스(KMG)는 이번 수출 성공으로 유럽연합(EU)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공식화했다. 크로아티아 에너지사 자나프(JANAF), 헝가리 몰(MOL) 그룹 등 참여 기업들은 장기적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거래에서는 카자흐스탄산 원유가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에서 ‘알라타우’ 유조선을 통해 크로아티아 오미살지항에 도착, 이후 아드리아해 송유관을 거쳐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까지 운송됐다. 이는 기존 러시아 송유관 의존도를 줄이려는 카자흐스탄의 전략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체 에너지 공급원을 모색하는 유럽의 이해가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카자흐스탄은 2023년부터 러시아 드루즈바(Druzhba) 송유관을 통해 독일(Germany) 등 유럽에 원유를 공급해왔다. 최근 독일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 이후, 카자흐스탄이 주요 대체 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독일, 헝가리, 폴란드 등 여러 유럽 국가를 잇지만, EU가 대러 제재를 강화함에 따라 신규 공급망 확보 필요성이 높아졌다.  

헝가리는 이번 합의로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카자흐스탄은 유럽 내 진출 통로를 넓혔다. EU 내 에너지 시장 재편과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자흐스탄-크로아티아-헝가리 라인의 운송 실적에 따라 향후 시장 판도가 좌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에너지 수급에 근본적 변화를 촉발했다”며, 카자흐스탄산 원유의 EU 진입을 주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확인된 원유매장량은 약 300억 배럴로, 2025년 이후 수출 물량이 얼마나 증가할지, 러시아 이외의 대체 운송 경로가 추가 개척될지에 따라 유럽 에너지 안보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의 이번 첫 헝가리 수출이 EU 석유시장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도 관련 기업과 국가 간 협상 구도가 계속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카자흐스탄의 신규 운송 경로 확대와 실제 수출 확대가 유럽 내 에너지 지형에 가져올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헝가리에 원유 첫 수출…EU 시장 진출 확대
카자흐스탄, 헝가리에 원유 첫 수출…EU 시장 진출 확대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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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헝가리#원유수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