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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퍼런스보드 충격 지수 급락”…미국 CEO 83% 경기침체 예고→미중관세 휴전에도 시장 불안 커져
국제

“콘퍼런스보드 충격 지수 급락”…미국 CEO 83% 경기침체 예고→미중관세 휴전에도 시장 불안 커져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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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의 미래에 어둠이 스며들고 있다. 뉴욕의 회색 하늘 아래 모여든 미국 내 대기업 경영자들의 표정이 갈수록 무거워지는 나날, 콘퍼런스보드가 전한 ‘CEO 신뢰지수’ 급락 소식이 세계 시장에 청명한 경고음을 울렸다. 유구한 조사 역사가 이어진 이 신뢰지수가 2022년 이후 최저치인 34로 추락하면서, 1976년 집계 이래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콘퍼런스보드와 비즈니스카운실이 공동으로 미국 내 133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그 안에 담긴 수치 하나하나에서 한겨울의 찬바람 같은 체감이 전해진다. 응답자 중 무려 83%가 앞으로 12개월에서 18개월 안에 불가피한 경기침체의 파도가 덮쳐올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 71%는 그 파고가 ‘짧고 잦은 소낙비’에 지나지 않으리라고 바라봤으나, 나머지 12%는 ‘심각한 침체’라는 암담한 미래를 가늠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같은 답변의 비율은 30%에 그쳤으나 이번 조사에서 이는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콘퍼런스보드 ‘CEO 신뢰지수’ 34로 급락…美 CEO 83% “12~18개월 내 경기침체 예상”
콘퍼런스보드 ‘CEO 신뢰지수’ 34로 급락…美 CEO 83% “12~18개월 내 경기침체 예상”

지난겨울부터 숨죽인 채 이어진 고금리의 압박과 무역 갈등의 서슬이, 미국 경영자들의 마음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6개월 전과 견주면 현재의 경기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관측이 82%에 달하고, 경제 회복에 대한 희망을 비춘 응답은 44%에서 고작 2%로 쪼그라들었다. 6개월 후 전망에 관해서도 한때 15%이던 ‘비관’의 응답은 어느덧 64%로 뛰어올랐다.  

 

12일, 미중 양국 정부가 한동안 얼어붙었던 관세를 두고 ‘휴전’에 합의하는 장면이 연출됐으나, 그로 인한 온기는 기업 경영진의 심리에 길게 머물지 못했다. 이들 CEO들은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경계심을 거두지 않았다. 주요 산업위험 요인으로는 59%가 지정학적 불안정을 선택했고, 무역 및 관세정책 불확실성을 우려한 응답도 1분기 0%에서 최근 58%로 급증했다.  

 

콘퍼런스보드는 “미중 무역갈등 완화 속에서도 CEO들은 재정적자와 세계 지정학 리스크에 한결같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해설했다. 경제 전문가들 또한 신뢰지수의 가파른 하락과 불안 심리의 확산이 월가와 글로벌 투자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을 남길 수 있음을 경계한다.  

 

아직 관세정책과 지정학 위험이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망루 위에서, 미국 기업들의 경영 전략은 조심성을 더해가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를 바라보는 경영자들의 시선에는, 늘어나는 적자와 움츠러든 신뢰, 그리고 끝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긴장감이 고요한 파도처럼 번져가고 있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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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퍼런스보드#미국기업ceo#경기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