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기술로 재도전”…공무원연금공단, 신중년 특화 교육 본격화
퇴직공무원 대상의 재취업 기술교육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한국폴리텍대학과 함께 마련한 ‘신중년특화과정’이 올해 대폭 확대됨에 따라, 유휴 인력의 일자리 전환 및 경력 개발 수요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퇴임 이후 소득공백기를 겪는 이들의 경력을 실질적으로 연결해 주는 제도적 안전망 마련에 산업계도 이목을 집중한다.
공무원연금공단과 한국폴리텍대학은 지난 6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천․성남․화성 등 전국 7개 캠퍼스에서 본격적인 기술교육 시범 운영에 나섰다. 이번 교육은 생성형 AI 활용, SNS 콘텐츠 제작, 생활용접 등 실무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됐으며, 총 100~120시간의 집중 과정으로 이뤄진다. 모집정원 200명에 1172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5.9대 1, 특히 성남캠퍼스 콘텐츠 제작 과정은 11.6대 1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신중년층의 관심이 증명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급격한 고령화와 다양한 퇴직자 직업전환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오랜 현장 경험을 지닌 퇴직공무원이 사회로 복귀하면서, 기존 단순 일자리 매칭을 넘어 기술·디지털 활용 능력까지 갖추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제조 기반이 강한 국내 산업에서는 고령 유휴인력의 재도전 기회가 노령화 생산성 저하 문제를 일부 상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기업 현장 역시 경력직 신입의 실무 역량과 사회적 책임 이행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33년간 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한 이명용 씨는 “새로운 인생의 방향을 찾게 됐다”고 했고, 35년간 행정공무원을 지낸 함희덕 씨는 “기술을 통해 75세까지도 일할 수 있다”며 신중년 재취업 시장의 변화상을 체감했다. SNS 콘텐츠 과정 수료 후 챗GPT 등을 활용한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한 이들도 눈에 띈다.
공무원연금공단 김동극 이사장은 “실효성 있는 교육이 가능해졌다”고 자평했으며, 한국폴리텍대학 이철수 이사장도 “퇴직공무원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 산업현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교육계는 신중년특화과정에 만 40세 이상 전직 및 재취업 희망자가 누구나 무료로 참여토록 하며, 더욱 많은 시니어 인력의 역량 전환을 유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제조 현장에서의 인력 미스매치 해소와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의 실마리로 신중년 재취업 시장의 역할을 주목한다. 글로벌 인구구조 전환과 맞물려, 국내 제조·서비스업 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정책과 현장 실행의 확대, 민간 협력 모델 도입이 지속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