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60.79달러…OPEC+ 증산 논의·미중 갈등에 국제유가 이틀째 약세”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뒤흔드는 변화가 바람처럼 밀려왔다. 30일, 뉴욕과 런던의 두 에너지 심장부에서는 국제유가 약세가 이틀째 이어지며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 흐름의 한복판에는 OPEC+의 대규모 증산 가능성과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거대한 두 겹의 파장이 있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열린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0.15달러, 0.25% 낮아진 60.79달러라는 숫자로 하루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 또한 0.25달러, 0.39% 하락하며 63.90달러를 기록했다. 온종일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던 시장은 한때 WTI가 60달러 아래로 급락하는 순간을 목도했다가, 장 막판 낙폭을 소폭 만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투자자들은 OPEC+의 정책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6월 1일, 8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화상회의에서 7월부터 시행될 증산폭이 최종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OPEC+는 4월부터 하루 13만8000배럴씩 감산을 점진적으로 환원해왔으나, 6월부터는 41만1000배럴로 증산 규모 또한 직접적으로 확대했다. 세계 원유시장은 현재 논의 중인 안이 이보다 더 대담한 증산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웨스트팩은행 로버트 레니 책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증산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논의 중인 수준이 기존 회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상했던 대로, 글로벌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규모가 하루 220만 배럴에 달한다”고 평가하며, 공급 측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전까지 유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미국 메모리얼데이 연휴와 같은 일시적 요인은 잠시 숨통을 틔워주었을 뿐, 수요의 본질적 회복세는 견고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중 무역 관련 직설이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비록 그는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를 예고하며 문제 해결 의지를 내비쳤지만, 이미 불씨는 시장에 옮겨붙은 뒤였다. 지난 제네바 회담에서 잠시나마 머뭇거리던 투자 심리는 다시금 위축됐다.
유가는 OPEC+의 결정과 미중 협상이라는 두 연결고리에서 흔들리고 있다. 이따금 시장은 되돌림의 순간을 맞지만, 그 리듬은 어딘가 불규칙하다. 기업들은 에너지 조달 비용에, 가계는 석유를 녹여낸 일상의 균열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밀려오는 불확실성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한층 세밀한 시장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이틀 뒤, OPEC+의 공식 결정이 전 세계 에너지 흐름에 또 하나의 파장을 남길 예정이다. 유가의 줄타기 끝자락에서, 이제 우리는 결국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균형의 감각을 기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