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연, 광장서 터진 울음”…이재명 발언 앞두고 민주주의 기억→참지 못한 떨림
차가운 바람에 몸을 맡겼던 충주체육관 광장, 김가연은 그 빛나는 조명을 뒤로하고 한 명의 시민으로 서 있었다. 소녀 시절, 전교회장 선거 무대를 밟던 순간이 스치는 듯 잠시 망설였지만 이번엔 연예인이 아니라 삶의 기억과 진심을 꺼내며 무대 위에 올랐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맞닥뜨렸던 아홉 살의 봄 기억도 그와 함께 조심스럽게 꺼내졌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법원 앞을 지나던 김가연은 거리 위에 놓인 하얀 천과 손에 뭍은 피, 흙, 경계심 가득한 어른들의 얼굴을 바라봐야 했다.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그날의 진실은 세월이 흐른 뒤에서야 선명하게 다가왔고, 당시 외면당했던 이들의 두려움과 상처가 울먹임 속에 전달됐다. 김가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그날의 공포와 아픔은 차분했지만 마음을 적셨다.
김가연은 그날의 기억에 이어 민주주의의 참된 의미를 돌아봤다. 예상치 못한 계엄의 경험, 그리고 쉽게 잊히지 않는 국민적 갈등을 언급하며 민주주의가 단순한 감정이나 누군가의 해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투표장을 찾은 청년의 뿌듯함, 그리고 그들이 지켜주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깊은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재명에 대한 신뢰도 분명하게 밝혔다. 김가연은 편견 없이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소망했고, 모든 이들이 가진 경계와 장벽을 향해 용기를 냈다. 서른을 갓 넘긴 청년들과 게임을 하며 진정한 평등을 느꼈던 소소한 추억까지 떠올렸다. 이어 “나이도, 직업도, 배경도 모두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남기며,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뜻을 더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충주체육관 운동장에서 김가연의 목소리는 언젠가 그날의 상처와 무게, 그리고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은 희망이 뒤섞여 퍼져 나갔다. 울먹임에 담긴 진심은 곧 현장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고,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앞으로도 김가연의 숨결은 현장에 남은 이들과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