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순희 기태·신예영, 결혼을 다시 묻다” 현실 감정의 파동→음악에 스며든 짙은 울림
밝고 경쾌하게 시작된 멜로디가 천천히 깊은 진솔함을 더했다. 순순희 기태와 신예영, 서로 다른 색깔의 두 보컬이 조용히 마주했을 때, ‘결혼’이라는 낱말에 깃든 현실의 파도와 마음의 흔들림이 고요히 흘러나왔다. 의례적으로 불리던 사랑의 노래가, 두 명의 목소리를 통해 한층 차분하고 깊은 감정의 결로 변모했다.
하루의 끝, 이들의 하모니가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식 공개됐다. 원곡은 지난 2008년 최정철의 싱글 앨범 타이틀로 세상에 나왔으며, 한때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 참여해 특별함을 더하기도 했던 곡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살아 숨 쉬는 또 다른 ‘결혼’으로 재탄생한 배경에는 순순희 기태의 현실적인 감성, 신예영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해석이 깊게 자리 잡았다. 곡 전체에 퍼진 진정한 메시지는 단지 설렘이 아닌, 어른이 된 이들이 마주한 책임과 희생의 무게였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결혼’은 누구나 경험했거나 마주하고 있는 소소한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부모 세대가 겪었던 가난과 화려하지 않은 예식,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삶의 풍경까지. 노래 곳곳에 배인 공감의 언어들은 리스너가 자신의 삶을 조용히 떠올리게 했다. 사랑으로만 채울 수 없는 간극, 반복되는 부딪힘과 이해, 그러면서도 놓을 수 없는 기약이, 순순희 기태와 신예영의 목소리를 통해 울림 있게 퍼져나갔다.
특히 “사랑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실만으로는 버거운”이라는 가사가 반복될 때마다, 지난날의 추억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가 교차하는 감정의 시간이 흐르듯 했다. 익숙한 말들이 오히려 새로운 위로로 다가오는 순간들도 인상적이었다. 두 보컬 사이에 오가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정이, 듣는 이의 하루에 또 하나의 표정을 남겼다.
듀엣곡 ‘결혼’은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지나온 시간을 곱씹은 누구에게나 건네는 담담한 위로였다. 부모 세대의 삶,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 그리고 언젠가 맞을 미래까지, 모두를 품는 따뜻한 파장이 음원 전체에 퍼졌다. 음악 팬들은 두 아티스트가 현실을 노래하는 따뜻한 진심에 깊은 공감을 전했다.
순순희 기태와 신예영의 듀엣곡 ‘결혼’은 3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