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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조1,411억 순매수”…코스피, 10개월 만에 수급 반전→시장 상승 기대감
경제

“외국인 1조1,411억 순매수”…코스피, 10개월 만에 수급 반전→시장 상승 기대감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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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의 10개월 만의 ‘사자’ 행진이 5월 코스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1조1,411억 원 순매수는 오랜 매도세의 터널 끝을 밝히는 신호탄으로 시장에 각인됐다. 환율 완화와 달러 약세, 그리고 금리 하락 기대가 교차하며 외국인 자금의 유입채널을 열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다. 9개월 연속 쌓였던 38조 원의 매도누적이 일시에 마감되고, 2023년 8월부터 반년 넘게 이어진 하락 국면이 되돌아서는 기로를 맞은 셈이다. 지난 4월 역대 두 번째 최대치였던 10조 원대 월간 순매도를 기록했던 것과도 극적으로 대비된다.

외국인 10개월 만에 코스피 1조1,411억 순매수…달러 약세·금리 하락 기대 영향
외국인 10개월 만에 코스피 1조1,411억 순매수…달러 약세·금리 하락 기대 영향

외국인 매수세는 매수 규모만큼이나 업종별·종목별 편차도 뚜렷했다. SK하이닉스가 1조4,770억 원 순매수로 외국인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은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와 효성중공업, 삼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이 뒤를 이었다. 기계, 유틸리티, 호텔·레저, 화장품·의류, 조선 업종에 대한 매수 기류도 강했다. 시장은 이 흐름을 외국인 투자사회의 수급환경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은 삼성전자에서는 같은 시기 1조2,709억 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7월 56%에서 5월 31일 기준 49%대로 늦추어졌다. 대형주와 특정 업종에 대한 외국인 전략은 예년과 달리 균질하지 않은 양상을 띤다.

 

전문가들은 달러 인덱스와 글로벌 금리 추세를 핵심 변수로 삼는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철강, 자동차, 소프트웨어, 건설, 화학, 반도체 종목에서 추가 외국인 매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차증권 조창민 연구원도 환율 변동성 완화와 낮아진 외국인 보유지분률이 다시 유입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 우려 등 업종별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단기적으로 시장 상승 동력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실적과 펀더멘털 중심의 액티브 투자성격임을 강조했다. 달러 약세와 환율 안정을 통한 패시브 자금 유입은 시기상조라는 해석과 함께 대형주 비중 확대보다는 신중한 관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황에 따라 당분간 주요 업종 투자 비중 축소도 무리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이목은 이제 6월의 외부 변수에 쏠려 있다. 환율 변화와 글로벌 금리, 그리고 외국인의 업종별 포트폴리오 재편이 시장의 미묘한 온도차를 감지하게 한다. 투자자와 기업, 가계 모두 앞서 밝혀진 지표의 흐름에 집중하며, 외국인 순매수의 지속성이 코스피 추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지 깊이 고민하는 시점이다. 조심스러운 관망 속에서도 변화의 첫 물살을 감지한 시장은 다시 한 번 새로운 길 위에 서려 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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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코스피#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