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세 절대악 폭주”…굿보이, 박보검 마주한 냉기→생존 게임 서막
캄캄한 밤, 어두운 골목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 빛 아래 선 오정세는 이내 공기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냉엄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에서 오정세가 맡은 민주영은 평범함과 온화함을 감춘 채, 절대악의 본성을 서서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깊은 경계심을 자극했다. 입가에 스친 낮고 서늘한 말투와 여유로운 미소 너머로 숨겨둔 어둠, 그 성긴 틈에서 번져나온 눈빛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조여들게 했다.
특히 최근 방송에서는 오정세가 그린 민주영의 이중적 얼굴이 극명히 부각됐다. 관세청 세관 공무원과 인성시를 비밀스럽게 장악한 그의 일상은 평범해 보였지만, 불안 요소를 단호히 제거하는 냉혈한 본성으로 돌변하는 순간은 극 전체에 긴장과 충격을 안겼다. 송계장에게 날린 무자비한 일격, 억누른 감정이 순식간에 폭주로 치닫는 장면, 손끝 하나로 상대를 위협하는 잔혹함은 ‘굿보이’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전환시켰다. 오정세의 차가운 시선과 무표정한 표정에서는 인간 내면의 어둠과 권력욕이 놀랍도록 섬세하게 포착됐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의 기운은 박보검이 연기하는 윤동주와의 대립에서도 고조됐다. 살인 용의자로 몰린 민주영은 끝까지 태연한 태도를 잃지 않은 채, 윤동주에게 “당신이 가만히 있었으면 이경일도 살아있었을 거 아니냐”는 독설을 날리며 심리전을 펼쳤다. 날카롭고 침착하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드라마에 새로운 불씨를 지폈고, 선과 악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졌다. 시청자들은 오정세가 그리는 민주영의 독특한 이중성에 점점 더 깊이 빨려들 수밖에 없었다.
4회 말미, 민주영과 윤동주가 좁은 골목에서 펼친 추격전은 극의 숨통을 죄는 듯한 압도감을 선사했다. 긴장 어린 사운드, 두 인물의 예리한 시선과 숨 가쁜 대화 속에서, 악인으로 군림하려는 자와 그를 거세게 쫓는 자의 팽팽한 신경전은 단 하나의 실수조차 허락되지 않는 생존 게임의 서막을 알렸다. 더욱이 오정세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잔인한 연기는 드라마에 서늘한 온도를 불어넣으며, 절제된 섬뜩함으로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오정세의 깊어진 악역 연기가 회가 거듭될수록 몰입을 이끌며, 절대악 민주영이 이끌어갈 파국의 끝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낮고 차분하게 가라앉는 어조, 돌연 폭주하는 감정선, 예상 불가한 선택들이 ‘굿보이’의 미학을 한층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선과 악이 교차하는 흔들리는 경계 속에서, 박보검과의 치열한 맞대결은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JTBC에서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되는 ‘굿보이’는 오정세와 박보검의 숨 막히는 대립으로 각 회차마다 눈을 뗄 수 없는 서늘한 긴장과 묵직한 여운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