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43위 점프”…안병훈, 캐나다오픈 6위→PGA 순위 반전
잔잔한 풀밭 위로 퍼트가 흘러가던 순간, 안병훈의 눈빛에는 승부사의 집중력이 스며들었다. 매 홀마다 흔들림 없이 침착함을 유지한 그의 모습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스코어보드에 이름이 새겨지던 찰나, 세계 무대 변화의 조짐을 예감하게 하는 한 주였다.
RBC 캐나다오픈에서 공동 6위를 기록한 안병훈이 9일 발표된 남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4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성적으로 안병훈은 지난주 대비 4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리며 확실한 저력을 과시했다.

RBC 캐나다오픈은 미국프로골프 투어를 대표하는 중요한 대회 중 하나다. 안병훈은 침착한 샷과 안정적인 퍼트를 앞세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경기 초반에는 장타와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앞세워 여러 차례 버디 기회를 만들었고,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무엇보다 후반 세 홀에서는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파 세이브를 완성했다.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로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치며, 커리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더했다. 이번 순위 발표와 함께 안병훈은 PGA 세계랭킹 40위권 진입을 코앞에 두게 됐다.
주요 한국 선수들의 순위 변동도 이어졌다. 임성재는 아쉽게 컷 탈락해 세계 23위로 한 계단 내려섰고, 김주형은 52위, 김시우는 61위로 소폭 하락했다. 대회 우승자 라이언 폭스는 압도적인 경기력에 힘입어 세계 75위에서 32위로 40계단 넘게 오르며 시선을 모았다.
미국의 캐머런 영은 공동 4위에 오르며 세계랭킹 10계단 가까이 상승, US오픈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미국 선수 버디 코울리 역시 58위로 점프하며 US오픈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체이스 존슨과 에릭 호출은 예비 순번을 통해 극적으로 메이저 무대를 밟게 됐다. 국내에서는 부산오픈을 제패한 김홍택이 524위에서 384위로 단숨에 세계랭킹 140계단을 뛰어올랐다.
세계 1∼3위는 이번 주에도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잰더 쇼플리가 나란히 정상 자리를 지켰다. 안병훈은 “컨디션을 유지한 것이 결과로 연결됐다”며 “앞으로도 차분히 도전해 상위권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기록은 숫자로 남지만, 잔디 위 사투의 흔적은 선수와 관중 모두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세계 무대에서 펼쳐질 다음 경쟁은 또 다른 꿈을 증명할 것이다. 안병훈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의 US오픈 도전은 다가오는 무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