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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생산자물가 동반 하락세 지속”…정부 부양책에도 경기침체 흐름 수면 위로→미중 협상 변수로 긴장 고조
국제

“중국 소비자·생산자물가 동반 하락세 지속”…정부 부양책에도 경기침체 흐름 수면 위로→미중 협상 변수로 긴장 고조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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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 속처럼 내려앉은 중국의 경기침체 기운은 5월 통계로 더욱 뚜렷해졌다. 국가통계국은 5월 들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1% 내렸다고 전했다. 4개월째 이어지는 내림세 속에서도 정책당국의 부양 행보는 소비 심리의 긴 겨울을 아직 녹이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의 전망치(-0.2%)보다는 낙폭이 크지 않았으나, 소비 회복의 실질적 온기는 아직 멀기만 하다.

 

지난 1월 부양책과 춘제 효과로 잠시 0.5%의 상승을 기록했던 CPI는 2월부터 5월까지 잇달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왔다. 전월 대비로도 5월의 CPI는 0.2% 감소해, 시장의 무거운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5월 소비자물가 0.1% 하락…생산자물가 3.3%↓ 32개월째 감소
중국 5월 소비자물가 0.1% 하락…생산자물가 3.3%↓ 32개월째 감소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 폭은 더욱 깊어만 간다. 5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떨어지며, 벌써 32개월째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4월보다 하락 폭이 0.6%포인트 커지며, 지난 22개월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물가 급등에 긴장하는 이 시점, 중국만이 디플레이션의 그림자 아래 길을 묵묵히 걷는 것으로 비친다.

 

디플레이션 압박 뒤에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미중 무역 긴장, 고용 불안은 소비 심리의 회복을 지속적으로 짓누른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 판매 보조금, 노후 제품 교체 지원 등 다양한 소비 진작책을 펴고 있으나, 그 기대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소비시장에서 기업들의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회복은 더욱 멀어진다. 이에 주요 업종을 겨냥해 가격 할인 자제를 권고하는 당국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번 PPI의 하락 확대는 미국발 관세, 그리고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외부 변수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마침 9일 영국 런던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될 예정이나, 여전히 불확실성의 먹구름은 자욱하다. 둥리쥔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정부가 보다 정교한 소비 진작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산업에서는 수요·공급 환경이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5월 핵심 CPI는 전년대비 0.6% 상승해, 4월보다 0.1%포인트 확대됐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중국 내수의 반전 가능성, 생산자 가격의 회복 조짐, 그리고 글로벌 교역 환경 변화가 앞으로 펼쳐질 경제 시계에 어떤 파동을 불러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월에는 미중 무역협상, 중국정부의 추가 경기부양 카드, 부동산 시장의 기류 등 복합적 변수들이 물가와 주요 경제지표의 흐름을 규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피로한 경기에서 벗어날 실마리를 찾는 중국의 도전과, 이를 주시하는 국제사회의 이목이 맞물린 채 긴장감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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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비자물가지수#생산자물가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