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6위 기록”…안병훈, 캐나다 오픈 시즌 최고 성적→폭스 4차 연장 우승
경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안병훈은 차분하고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이번 시즌 들어 가장 가깝게 우승 경쟁을 경험했다. 마침내 그의 스코어카드에는 ‘시즌 최고 성적’이란 한 줄이 남았다.
9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TPC 토론토 노스코스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투어 RBC 캐나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안병훈은 4언더파 66타를 적어내며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병훈에게 이번 대회는 12번째 출전 무대이자,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8위 이후 시즌 두 번째 톱10 진입이자 개인 최고 순위였다.

경기 초반, 그는 공동 선두 그룹에 3타 뒤진 채 라운드를 시작했다. 빠른 출발을 보이며 6번 홀까지 버디 3개로 상위권을 위협했다. 7번 홀에서 보기로 잠시 주춤했으나, 8번홀과 11, 12번홀 연속 버디로 흐름을 다시 잡았다. 하지만 13번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15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성공시키며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마지막 17번홀(파4)에서 약 1.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아쉽게 놓친 데 이어, 18번홀(파5)에서는 벙커 티샷이 따라주지 않으며 보기를 추가해 선두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순간순간 고비마다 드러난 승부의 아쉬움이 경기장의 공기마저 무겁게 했다.
최종 우승컵의 주인공은 라이언 폭스였다. 폭스는 샘 번스와 18언더파 262타로 공동 선두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무려 4번이나 승부를 겨뤘다. 결국 네 번째 연장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정상에 섰다. 경기 후 폭스는 “네 번째 연장전 3번 우드 샷은 내 최고의 샷이었다. 퍼트를 넣었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충분히 만족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안병훈 또한 경기를 마치고 “오랜만에 상위권에서 경쟁해 뿌듯하다. 자신감을 얻고 다음 무대에서도 더 나은 경기 보여드리겠다”며 담백한 각오를 전했다. SNS에는 “안병훈의 시즌 최고 성적,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는 팬들의 메시지가 이어지며, 새로운 도전의 서막에 따스한 격려가 쏟아졌다.
이번 우승으로 폭스는 US오픈 출전권까지 손에 넣으며 세계랭킹 32위로 올라섰다. 안병훈은 이번 상위권 성적으로 순위 반등과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 안병훈은 오는 13일 개막하는 다음 미국프로골프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향한 또 한 번의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루의 끝, 승부의 순간마다 남는 것은 기록 위를 걷는 선수의 용기와 기다림, 그리고 한 뼘 더 다가가는 꿈이라는 마음뿐이다. 경기는 끝났지만, 서사의 여운은 여전히 필드를 맴돈다. 안병훈의 다음 발걸음은 6월 13일 시작되는 PGA 대회에서 다시 쓰여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