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설렘 빛났다”…박수정, 콜롬비아전 맹활약→유럽 이적설 증폭
잔뜩 습기를 머금은 인천 밤공기, 경기장에 들어서던 박수정의 얼굴에는 낯선 불안보단 뜨거운 설렘이 고스란히 맺혀 있었다. 박수정은 생애 첫 A매치라는 벅찬 순간을 몸소 껴안으며 새로운 한국 여자축구의 내일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었다. 그라운드에 울린 응원의 진동도, 자신의 이름을 향한 조용한 시선도 모두 처음 맞는 파도처럼 다가왔다.
여자 축구대표팀 박수정은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친선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성인 국가대표 무대에 데뷔했다. 울산과학대에 재학 중인 2005년생 공격수 박수정은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과 직선적인 스피드로 앞선을 이끌었다. 전반 초반 날카로운 헤더 슈팅으로 데뷔골을 노렸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16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박수정은 콜롬비아 수비를 집요하게 흔들며 새로운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팀 내 젊은 피로 꼽히는 박수정의 등장은 여자축구대표팀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 종료 후 박수정은 “선발이라는 말을 듣고 순간 얼떨떨했지만, 언니들과 함께 뛸 수 있는 그라운드가 꿈만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막상 뛰고 나니 더 많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계속 노력해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최근 박수정은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조명되며 국내외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현장에서 박수정은 “해외 진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며 직접 이적설을 시사했다.
박수정은 지난해 FIFA U-20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는 등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성인 무대에서 남긴 첫 기록을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는 내면의 의지가 경기에 묻어났다.
더불어 박수정은 여자축구대표팀의 ‘레전드’ 지소연을 롤 모델로 손꼽으며, “어린 나이에 첫 A매치라 부담은 있지만, 앞으로 팀을 이끄는 중심이 돼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세대교체의 물결 아래, 그녀가 앞으로 쌓아갈 기록과 서사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콜롬비아와의 2연전을 마치고 국제대회 준비에 돌입한다. 박수정과 함께 대표팀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신예들의 무대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그 가능성은 잔잔한 여운으로 남았다. 스포트라이트 너머 소녀의 순수한 질주, 그 속에는 아직 쓰이지 않은 꿈 많은 한 조각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