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관왕 쾌거”…한국골프 대표팀, 대만·일본 제압→네이버스컵 석권
맑은 공기와 푸른 필드 위에서 마지막 퍼트가 홀컵을 가르는 순간, 선수들은 서로의 눈빛 속에서 진한 희열을 나눴다. 동료들이 격려의 손길을 건네는 동안, 이들의 입가에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졌다. 경기의 긴장감과 지난 시간의 노력이 교차하는 찰나, 일본 돗토리현 하늘 아래서 태극마크의 의미는 한층 깊어졌다.
대한골프협회 남녀 대표팀은 30일 일본 돗토리현 다이센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네이버스컵에서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까지 정상을 석권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대만, 일본 세 나라가 각국의 자존심을 걸고 경쟁을 펼친 국제 무대로, 선수들의 집중력과 끈기가 빛난 각축전이었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유민혁이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김민수를 따돌리며 개인전 1위를 차지했다. 유민혁은 안정된 플레이와 특징적인 퍼트, 드라이버 샷으로 대회 내내 선두권을 굳건히 지켰다. 김민수가 2위를 기록하며 한국은 일본 팀에 11타 앞선 단체전 우승도 손에 넣었다. 안성현, 이재원 등 팀원들의 고른 활약 역시 이 같은 대승을 뒷받침했다.
유민혁은 경기 후 “첫날부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다. 모든 샷이 흔들림 없이 이어져 만족스럽다”는 감회를 전했다. 그의 담담한 목소리에는 성숙한 자부심과 여유가 묻어났다.
여자부에서는 오수민이 현지 선수 후지모토 아이나를 2타 앞서며 또 하나의 승리를 더했다. 합계 2언더파 214타를 기록한 오수민과 함께한 성아진, 박서진, 홍수민 역시 안정적인 플레이로 힘을 모아 일본을 7타 차로 따돌리고 단체전 1위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오수민은 최근 16일 열린 퀸시리키트컵에 이은 두 대회 연속 2관왕이라는 특별한 기록을 쌓아 올렸다. “끝까지 집중하려 애썼다. 일본에서 열린 두 대회 모두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는 오수민의 소감처럼, 그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스컵은 1996년 한일 친선전을 기반으로 시작됐으며, 2001년부터 대만까지 합류한 3개국 친선전으로 발전했다. 해마다 높아지는 기량과 팽팽한 경쟁 속에 올해 역시 승부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팀워크, 그리고 자신감을 다시 확인했다. 승리의 기운은 선수들뿐 아니라 현장에 모인 팬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전했다. 앞으로 남은 국내외 대회를 향한 각오도 더욱 단단해졌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승리의 순간은 언제나 새로운 감동을 남긴다. 숨 가빴던 샷과 조용한 응원의 박수, 그리고 결실의 미소가 어우러진 필드 위 풍경은 오랜 시간 마음에 머물 듯하다. 패기와 끈기, 팀워크가 어우러진 대표팀의 도전은 계속된다. 네이버스컵의 기록은 5월 30일 일본 돗토리현에서 또 한 번 아로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