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안타 집념”…이정후, 4호 도루 폭발→샌프란시스코 3연패 사슬 끊다

첫 안타를 향한 기다림, 그리고 집중의 순간이 이어졌다. 이정후는 팀의 3연패 늪을 끊기 위해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지켰다. 마이애미전을 뒤흔든 내야안타가 터지자, 샌프란시스코의 더그아웃에는 새로운 기운이 감돌았고, 도루를 성공시키는 모습에서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환호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파크에서 31일 열린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애미 말린스 경기, 이날 이정후는 3경기 만에 안타를 올렸다.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초반 두 타석을 삼진과 플라이로 아쉽게 물러났다. 그러나 5회 타석에서 시속 137.4㎞ 스플리터를 밀어내며 집념의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마이애미 투수 칼 콴트릴의 손끝을 빠져나간 느린 타구 뒤엔 이정후의 민첩함과 집중력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이정후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사 1루 상황, 과감한 스타트로 2루 베이스를 훔쳤고, 이에 따라 올 시즌 4번째 도루까지 성공했다. 지난 4월 6일 시애틀전 이후 55일 만에 만들어낸 결과다. 비록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으나, 이정후의 움직임은 팀에 뚜렷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마운드에서도 집중력은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카일 해리슨이 5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보인 뒤, 6명의 불펜 투수들이 무실점 계투를 펼치며 2-0 완봉승을 지켰다. 이날 승리로 샌프란시스코는 힘겨웠던 3연패의 악순환을 끝냈다.

경기 후 이정후는 “팀 연패를 끊는 데 힘이 되고 싶었다. 도루로 흐름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팬들 또한 SNS를 통해 “이정후의 질주가 분위기를 바꿨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기대를 쏟아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74(219타수 60안타)로 소폭 하락했지만, 집념의 내야안타와 기민한 도루로 중심타선의 역할을 굳건히 했다. 다음 경기에서도 이정후의 존재감은 팀의 중요한 축으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마이애미 원정길을 마친 샌프란시스코는 곧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3연전에 돌입한다. 지난 연패를 딛고 힘차게 도약하려는 이정후와 동료들의 걸음은, 야구가 주는 또 다른 위안과 긴 여운으로 팬들의 마음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