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위 도약 성공”…임성재, 메모리얼 토너먼트 2R 무난→2년 연속 톱10 청신호
진득한 인내와 집중력 끝에 또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임성재는 날카로운 아이언 플레이와 침착한 퍼팅으로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둘째 날, 2년 연속 톱10 진입 가능성을 키웠다. 마지막 홀 위기의 순간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달아오른 오하이오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에서는 조용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2024년 5월 31일, 임성재는 2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며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합계 1오버파 145타(공동 18위)로 전날보다 5계단 오르며, 상위권 진입의 불씨를 살렸다.

출발은 매끄러웠다. 3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임성재는 4번 홀 보기로 잠시 흔들렸지만, 곧바로 5번 홀에서 3.7m 거리의 버디 퍼트로 분위기를 되살렸다. 7번 홀에서 다시 보기를 범했으나, 8번 홀에서 버디로 전반을 1언더파로 정리했다.
후반 들어 임성재는 더욱 단단한 운영을 보여줬다. 13번 홀 버디, 17번 홀까지 노보기 플레이로 안정감을 더했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에서 공이 왼쪽 개울로 빠지며 더블 보기를 기록, 아쉬움을 삼켰다. 그럼에도 상위 10위권과 3타, 5위권과 4타 차로, 남은 라운드에서 역전 가능성을 품게 됐다.
다른 한국 선수들도 서로 엇갈린 하루를 보냈다. 1라운드 공동 7위였던 김시우는 2라운드 5오버파로 흔들리며 합계 3오버파 147타, 공동 31위로 다소 순위가 내려갔다. 그는 1번과 15번 홀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보였다.
안병훈은 극심한 난조에 빠졌다. 2라운드에서만 9오버파를 기록하며 중간 합계 11오버파 155타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11번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대회 선두권에서는 캐나다의 닉 테일러가 2라운드에서 버디 4개로 합계 7언더파를 적어내며 벤 그리핀과 동률로 선두에 올라섰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도 단독 4위에 올라 타이틀 방어와 시즌 세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임성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8위에 오른 바 있어, 올해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 뒤 임성재는 마지막 홀에서의 아쉬움을 인정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샷 감각이 나쁘지 않았다. 남은 라운드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른 여름 초입, 침묵과 환희가 교차하는 그린 위에 선수들의 희비가 서린다. 주말로 이어지는 3, 4라운드, 임성재가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다시 한 번 이름을 새길 수 있을지 지켜볼 시간이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의 뜨거움은 미국 현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