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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딛고 묵묵히 뛴 시간”…김민재, 우승 축하 비껴간 아쉬움→클럽 월드컵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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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딛고 묵묵히 뛴 시간”…김민재, 우승 축하 비껴간 아쉬움→클럽 월드컵 정조준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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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위에서 매 경기 온 힘을 쏟았던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우승의 순간, 조용히 팀 밖에서 휴식을 택했다. 시즌 내내 쌓인 부상과 피로. 그의 결단은 개인의 쓸쓸함을 넘어, 동료와 구단의 깊은 믿음이 어우러진 선택이었다. 박수갈채 속에 빠진 그의 빈자리가 오히려 김민재가 걸어온 길을 더욱 비추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우승을 자축하며 구단 직원들이 도열해 선수들과 뱅상 콤파니 감독을 맞이하는 소박한 '가드 오브 아너'를 열었으나, 김민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독일 지역 언론 타게스차이퉁은 콤파니 감독이 수개월간 아킬레스건과 발 부상에 시달린 김민재에게 남은 시즌을 쉬게 했다고 설명했다. 팀은 6월 열리는 2025년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꿈꾸며, 최고의 전력인 김민재가 온전한 컨디션을 되찾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처=김민재 SNS
출처=김민재 SNS

최근 이토 히로키, 다요 우파메카노, 에릭 다이어 등 주요 수비진의 연이은 이탈로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 앞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TZ와 푸스발 트랜스퍼 등 현지 매체는 "김민재가 시즌 막판 남은 두 경기 출전을 건너뛴다"고 전했다. 구단과 감독 모두, 반복된 부상과 과도한 일정 끝에 신체적 한계에 도달한 김민재가 클럽 월드컵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놀라운 건 극한의 피로 속에서도 김민재는 숱한 기록을 남겼다. 이번 시즌 3593분을 그라운드 위에 펼쳤고, 주전 요주아 키미히에 이은 최다 출장시간을 기록했다. FIFPro에 따르면 55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20연속 경기 출전, 평균 3.7일이라는 촘촘한 '강행군'이었다. 장거리 원정만 20차례, 비행 거리만 7만 4000km에 달했다. 국가대표팀 소집 불참 이후에도 필요에 따라 경기에 돌아와 존재감을 증명해야 했던 김민재의 헌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단이 우승 확정 뒤 공식 채널 영상에서 김민재의 얼굴을 누락한 점은 또 하나의 아쉬운 논란으로 번졌다. 팬들은 김민재가 빠진 썸네일을 두고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했고, 구단은 즉각 김민재와 모든 선수의 얼굴을 담은 썸네일로 수정했다. 조용한 헌신이 때로는 더욱 큰 울림으로 남는 순간이었다.

 

한 시즌을 온몸으로 버틴 김민재의 여정에는, 이따금 박수보다 더 깊은 응원이 필요하다. 한계에서 마주한 시간, 그리고 앞에 놓인 새로운 무대. 김민재가 다시 설 무대는 미국에서 열릴 클럽 월드컵이다. 다가오는 여름, 그가 그라운드에 남길 노고의 흔적은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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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바이에른뮌헨#뱅상콤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