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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대표회의, 이재명 판결 파장 속 사법 독립 논의”…조희대 거취 논란→신뢰 회복 과제
사회

“법관대표회의, 이재명 판결 파장 속 사법 독립 논의”…조희대 거취 논란→신뢰 회복 과제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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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로 잠겨 있던 사법부의 논쟁이 다시금 법관 대표들의 목소리로 번지고 있다. 오는 26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번 회의의 배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법 신뢰와 재판 독립성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이 회의는 한 법관대표의 소집 제안에서 시작됐다. 단체 대화방에서 비공식 투표가 이뤄졌고, 최종적으로 전체 대표의 5분의 1 이상인 찬성 26표를 확보하면서 성사됐다. 의장 김예영 판사는 회의 소집에 앞서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소집 과정 뿐 아니라 안건 상정 절차에서도 법관 대표들의 고민이 엿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파기환송 판결 관련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공식 요구한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05.09.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파기환송 판결 관련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공식 요구한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05.09. / 뉴시스

임시회의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대법원 심리와 선고 절차가 전례 없이 신속히 이뤄졌다는 문제, 그리고 이로 인한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이 핵심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법관대표회의 차원의 유감 표명 또는 공식 입장 발표 여부도 논의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청문회와 탄핵 가능성까지 시사한 점 역시 주요 쟁점이다.

 

논란의 시작은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 내 판결을 내렸다는 의혹, 그리고 이후 정치권이 사법부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며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데 있다. 법원 내부에서도 조 대법원장에 대한 유감 표명에 반대하거나 임시회의 소집 자체에 회의적인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이번 회의도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며 어렵게 성사됐다.

 

임시회의의 정식 안건 상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안건은 대표 4인의 동의나 의장 직권, 또는 현장 제안으로 상정이 가능하다. 회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며 2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나, 논의가 길어질 수도 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과 법관 독립 관련 사안에 대해 대표 판사들이 의견을 모으는 자리다. 여기서의 논의 결과는 사법부 신뢰 회복의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의 이후에는 각급 법원의 판사들이 추가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를 둘러싼 정치적 압박과 내부 이견, 그리고 국민의 신뢰라는 과제가 다시 한 번 법관 대표들의 어깨 위로 올라왔다. 이번 회의가 남길 결론이 어디로 향할지, 법원은 조직의 독립성과 외부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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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관대표회의#이재명#조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