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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추진 관심 집중”…라셈, 흥국생명 지명→새 시즌 태극마크 꿈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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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추진 관심 집중”…라셈, 흥국생명 지명→새 시즌 태극마크 꿈 커진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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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에 번진 미소 뒤엔 오랜 그리움과 각오가 교차했다. 무대 위로 다시 올라선 라셈은 네트 건너편만 바라보던 시간이 끝났음을, 잊지 않고 자신을 지켜준 팬들에게 약속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팬들은 그의 복귀 소식에 반가움과 기대, 그리고 한국을 향한 깊은 애정에 공감을 표했다.

 

2025-2026 V리그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흥국생명은 7순위로 라셈을 호명했다. 드래프트 특성상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 한 명을 선발하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경험과 꾸준한 실력이 돋보이는 라셈을 선택하며 전력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무엇보다 라셈은 한국계 3세라는 정체성이 주목을 받았다.

“귀화 추진 관심 집중”…라셈, 흥국생명 지명→한국배구 향한 애정 드러내 / 연합뉴스
“귀화 추진 관심 집중”…라셈, 흥국생명 지명→한국배구 향한 애정 드러내 / 연합뉴스

라셈의 할머니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자란 라셈은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에서 짧게 뛰었지만, 시즌 초반 계약 해지 탓에 한국무대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이후 미국, 유럽, 푸에르토리코 등 다양한 리그에서 실력을 갈고닦던 라셈은 마침내 흥국생명의 선택을 받아 4년 만에 한국 코트를 밟게 됐다.

 

라셈은 “V리그를 떠나도 경기 소식에 계속 귀 기울여 왔다. 김연경과 실바의 플레이, 그리고 팬들의 특별한 환대는 늘 그리운 기억이었다. 힘겨울 때마다 한국 팬들이 보여준 응원이 큰 힘이 돼서 꼭 돌아오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별한 인연은 귀화 논의로 번졌다. 라셈은 “귀화해볼까”라는 농담 섞인 말을 전했고, 실제로 라셈의 아버지가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귀화 관련 문의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인 경우 특별귀화가 가능하기에, 라셈의 국적 전환이 현실로 이어질지 배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구계에는 진지위, 후인정, 이영 등 이미 여러 귀화 선수 사례가 존재한다. 진지위는 우수 스포츠 인재로 특별귀화를 인정받아 대한항공 소속으로 뛰고 있고, 이영 또한 일반귀화로 V리그를 경험했다. 흥국생명 신임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 아래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MVP 경력까지 쌓은 라셈이 만약 귀화를 이룬다면, 국가대표팀 발탁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단순한 절차만으로 귀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라셈은 실력뿐 아니라 강한 의지와 국익 기여 가능성, 그리고 지속적인 정착 의지 등을 모두 갖춰야 하기에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하지만 이미 한국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과 팬들과의 약속이 그를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들고 있다. 라셈과 흥국생명은 다가올 시즌에 앞서 치열한 적응과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봄바람 따라 귀화라는 희망의 씨앗이 서서히 싹을 틔운다. 라셈이 온전히 한국 코트의 자신의 자리를 찾으며, 언젠가 또 다른 유니폼을 입는 순간을 맞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흥국생명에서의 여정,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당분간 배구 팬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V리그 여자부 새 시즌, 라셈의 귀화 추진과 활약은 조용한 질문으로 남아 이미 다음 챕터를 예고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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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셈#흥국생명#v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