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실시간 데이터 장악이 관건”…IBM, 컨플루언트 110억달러 인수 협상에 AI 전략 재편 속도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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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7일, 미국(USA) 뉴욕 금융가에서는 IBM이 실시간 데이터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 컨플루언트(Confluent)를 약 11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거래는 글로벌 기술업계에서 AI와 데이터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어, 미국(USA)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산업 재편 흐름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IBM과 컨플루언트 간 인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으며, 이르면 8일 인수 합의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가격과 조건을 둘러싼 막판 조율이 이어지고 있어, 협상 결렬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IBM, 실시간 데이터업체 ‘컨플루언트’ 110억달러 인수 협상…AI 사업 재편 가속
IBM, 실시간 데이터업체 ‘컨플루언트’ 110억달러 인수 협상…AI 사업 재편 가속

컨플루언트의 시가총액은 6일 기준 약 80억달러 수준이며, 보도된 인수가격 110억달러는 직전 시가총액을 크게 상회하는 프리미엄이다. IBM의 시가총액이 약 2천90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거래는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강화를 위한 상당한 규모의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컨플루언트는 대규모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을 처리·관리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인공지능(AI) 모델이 활용하는 로그와 이벤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기술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소매, 기술,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실시간 고객 행동 분석, 위험 관리, 운영 자동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컨플루언트의 솔루션은 글로벌 기업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IBM은 최근 몇 년간 기업용 AI 플랫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을 핵심 축으로 삼아 사업 구조를 재편해 왔다. 특히 기업 고객이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AI를 도입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처리하는 역량이 필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컨플루언트 인수가 성사될 경우 IBM이 데이터 인프라와 AI 플랫폼을 수직 통합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IBM은 지난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해시코프(HashiCorp)를 6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인프라 자동화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여기에 컨플루언트까지 더해질 경우, 인프라 구축부터 보안·자동화, 실시간 데이터 처리, AI 분석까지 이어지는 통합형 기업용 클라우드·데이터 스택을 구축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USA) 기술기업 전반에서 포착되는 대형 인수·합병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올해 들어 AI, 사이버 보안, 데이터 관리 분야를 중심으로 굵직한 거래가 잇따르며, 글로벌 IT 산업 지형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은 클라우드 보안 강화를 위해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이버 보안 업체 팔로알토네트워크스(Palo Alto Networks)는 경쟁사 사이버아크(CyberArk)를 25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보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업체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데이터 관리 기업 인포매티카(Informatica)를 8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해, CRM 데이터와 AI 기능을 결합한 통합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IBM과 컨플루언트 간 거래를 비롯해 알파벳, 팔로알토네트워크스, 세일즈포스가 잇달아 단행한 대형 인수를, 미국(USA) 기술업계가 AI와 데이터, 보안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과 서비스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 등은 이러한 흐름을 두고, 클라우드와 AI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주자와 선두주자 간 격차가 인수·합병을 통해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IBM이 컨플루언트를 품게 될 경우, 자사 AI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고객이 실시간 데이터에서 바로 통찰을 뽑아내는 서비스 모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데이터 스트리밍 분야에서 이미 입지를 다져 온 경쟁사들과의 기술·가격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번 거래 성사 여부에 따라 AI 시대를 겨냥한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 경쟁 구도가 한층 더 선명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IBM과 컨플루언트 협상의 최종 결론과 함께, 향후 미국(USA) 빅테크의 추가 인수·합병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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