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서 데려와 조사했다"…김건희특검, 주가조작 연루 웰바이오텍 전 대표 체포 집행
주가조작 수사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다루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물을 사실상 강제 구인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검 수사가 윗선으로 향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2월 5일 오후 1시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구세현 웰바이오텍 전 대표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구 전 대표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이었으며, 특검팀은 구치소에서 신병을 인계받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 전 대표는 지난달 14일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특검의 출석 요구에 여러 차례 응하지 않았다. 그는 건강상 이유를 내세우며 조사에 나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수사의 필요성과 출석 불응 횟수 등을 근거로 체포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았고, 영장을 구치소에서 집행하는 강수를 택했다.
특검팀은 구 전 대표를 상대로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혐의는 물론,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도주를 도운 정황까지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은 이미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로, 특검은 공범 관계와 도주 경위 전반을 캐묻고 있다.
수사에 따르면 구 전 대표는 양남희 회장, 박광남 부회장,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과 이기훈 전 부회장 등과 함께 주가조작을 공모해 총 302억1천110만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관련 거래 내역과 계좌 흐름을 토대로 이들이 조직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2022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웰바이오텍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거나 짐바브웨에서 리튬을 수입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투자자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 관계자들은 당시 허위성 높은 사업 계획과 각종 홍보성 정보를 활용해 투자 심리를 자극했고, 이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이어 약 16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페이퍼컴퍼니에 헐값에 매각한 뒤, 이 물량을 본인들의 차명 계좌 또는 이해당사자들에게 되팔아 주식으로 전환하는 구조가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반복적인 매수·매도와 전환 과정을 통해 시세 차익을 극대화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구 전 대표 조사에서 구체적인 지시 체계와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13일 양남희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적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의 판단으로 양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은 무산됐지만, 특검은 불구속 상태에서도 추가 조사와 보강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함께 수사선상에 오른 박광남 부회장은 지난 7월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특검팀의 출석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특검팀은 박 부회장을 상대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외교부를 통해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한 상태다.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한 신병 확보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전담하는 민중기 특검 수사는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과 맞물리면서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서는 특검이 구세현 전 대표와 관련 인물들을 상대로 수익 배분 구조와 외부 인사 개입 여부를 파고들 경우, 수사의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야 모두 특검 수사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정치적 쟁점화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이날 강제 조사에 착수한 특검팀은 구 전 대표에 대한 1차 조사를 통해 진술 내용을 분석한 뒤 추가 소환 여부와 공범들에 대한 추가 영장 청구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의 진척 속도와 향배를 두고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국회는 관련 의혹과 제도 개선 논의를 다음 회기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