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튜브냐 방송사냐"…장동혁·조국, 대장동 항소포기 토론 놓고 정면 충돌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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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을 둘러싼 신경전과 새 정당 구도가 맞붙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놓고 토론을 열기로 했지만, 형식과 일정 협의가 꼬이면서 양측이 책임 공방에 나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토론을 위한 실무협의 일정을 서둘러 잡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협의는 국민의힘 측 사정으로 이달 2일에서야 처음 열렸다고 조국혁신당은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이후 실무 라인에서 토론 개최 날짜와 시간, 사회자와 방송사, 토론 의제까지 포함한 구체적인 안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당이 오는 16일 첫 토론을 여는 데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송출 방식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토론을 양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동시 중계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사를 통한 중계가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결과적으로 플랫폼을 둘러싼 이견이 정치 공방으로 번진 모양새다.

 

조국혁신당 전략기획을 맡고 있는 윤재관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방송자 선정을 두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몸을 드러눕는 침대 축구를 계속할 작정이라면 다시는 경기장 근처에 얼씬도 말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토론을 회피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별도 공지를 내고 조국혁신당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맞섰다. 당 미디어국은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무슨 억지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면서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시청자가 제한된 유튜브 중계 대신 좀 더 많은 국민이 볼 수 있는 방송토론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조국혁신당이 제시한 방송사와 사회자 문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디어국은 "국민의힘은 MBC 백분토론이라는 불리한 운동장에서 싸우는 것도 불사하고 사회자도 조국당에서 먼저 얘기한 정관용 앵커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늦지 않았다. 토론할 생각이 있으면 일전에 국민의힘이 보낸 제안에 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당 지도부 토론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정점으로 치닫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장동혁 대표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조국 대표를 상대로 수사와 재판, 문재인 정부 시기 의혹을 정면에서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조국 대표 역시 검찰 권한 남용과 사법 시스템 책임을 문제 삼겠다고 예고해 온 만큼 충돌 수위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토론 형식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성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조국혁신당은 유튜브 동시 중계를 통해 양당이 주도권을 나눠 갖자는 계산이고, 국민의힘은 공중파 토론을 통해 보다 넓은 시청층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플랫폼을 둘러싼 견해차가 토론 자체에 대한 진정성을 둘러싼 의심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선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가 내년 총선 공방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만큼, 장동혁·조국 양측 모두 토론 무대 자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싸움이 계속될 경우 실무협의 지연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은 실무협의를 이어가며 방송사 중계 여부와 일정 조율을 계속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와 정치권은 두 대표의 맞대결 성사 여부를 지켜보며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둘러싼 공방이 어떻게 확산될지 주시하고 있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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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조국#조국혁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