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값 75만 원선 재진입"…FOMC 앞두고 환율 영향에 견조한 상승
국내 금 시세가 12월 들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며 다시 75만 원 선을 회복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금값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환율 영향으로 국내 시장만 소폭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와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12월 10일 기준 국내 금 1돈 시세는 750,825원으로 집계됐다. 전일인 9일 747,713원에서 3,113원, 0.4% 상승한 수준이다. 최근 1주일 흐름을 보면 12월 2일 751,388원에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한 뒤 이날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1주일 평균 대비 129원, 30일 평균 대비로는 16,181원, 2.2% 높은 가격으로, 중장기적인 우상향 추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FOMC 경계감 속 숨 고르는 금값…환율·금리 향방 주목 (금값시세)](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0/1765329916428_755826339.jpg)
눈에 띄는 점은 국제 금값과의 방향성 차별화다.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200달러 부근에서 약보합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2달러가량 소폭 하락하며 제한적인 등락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에서 금 가격 상단은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재반등에 눌려 있는 반면, 국내 금값은 환율 방어 기제 등으로 오름세를 유지하며 소폭 디커플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준의 FOMC 회의는 금 시장 전반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시장은 이미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0% 이상 반영한 상태로, 실제 결정보다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향후 점도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향후 금리 인하 사이클의 속도와 폭에 따라 달러 가치와 금 가격의 중기 방향성이 재조정될 수 있어서다.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도 금 가격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완전히 꺾이지 않아, 금 가격이 큰 폭으로 밀리기보다는 일정 구간에서 방어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FXSTREET 등 주요 해외 분석에 따르면 온스당 4,200∼4,180달러 구간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당분간 추세를 단번에 뒤집을 만한 강력한 모멘텀은 부족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국내 금값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 원·달러 환율은 1,470원 안팎에서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10일 오전 9시 기준 환율은 전일보다 소폭 하락한 1,470원을 기록했지만,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시장 참가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며 변동 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환율이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달러 표시 국제 금값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원화 기준 금 시세에는 상방 압력을 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 변수도 시장의 주시 대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준에 조기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서면서 정치와 통화정책의 긴장 관계가 재부각됐다. 파월 의장이 이런 외부 압력 속에서 어떤 긴축·완화 스탠스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달러 강도, 미 국채 금리, 금값이 동시다발적으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연금의 환 헤지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며 원·달러 급등을 일정 부분 제어하고 있는 점도 국내 금 시세 변동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 시장을 폭풍 전의 고요에 비유한다. 이미 연내·내년 초 금리 인하 기대감이 상당 부분 가격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FOMC 결과와 향후 통화정책 가이던스에 따라 금리와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출렁일지가 향후 금값의 명운을 가를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에서는 국채 금리와 환율, 외국인 자금 흐름 등이 맞물리며 금 시세의 변동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FOMC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무리한 추격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 등 분산 전략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조언이 제시된다. 특히 환율 흐름에 따라 국내 시세와 국제 시세 사이의 괴리율,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확대되거나 축소될 수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과 달러 인덱스, 미국 금리 방향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국내 금값의 방향성은 연준의 금리 경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지정학 리스크 진정 여부, 그리고 원·달러 환율 흐름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FOMC 이후 발표될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발언에 투자 전략 수정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