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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우라늄 농축 후속 협의”…위성락, 방미 길 올라 한미 안보조율 가속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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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대북 대화 구상을 둘러싼 한미 안보 라인이 다시 맞붙었다. 핵추진잠수함 협력과 우라늄농축 이행 방안이라는 민감한 의제도 본격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라 향후 한반도 정세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해 한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 이행 방안을 조율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위 실장은 미국 측 인사들과 고위급 회담을 열고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 담긴 합의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는 위 실장의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이 회담 상대로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담 일정과 참석자 구성은 양측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10월 정상회담과 이후 후속 협상 과정에서 원자력, 조선, 핵추진잠수함 등 전략 분야별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당시 합의는 공동 팩트시트 형태로 정리됐으며, 이후 두 나라는 분야별 실무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후속 작업을 위해 농축 우라늄 관련 태스크포스, 핵추진잠수함 태스크포스, 국방비 예산 태스크포스를 각각 구성해 미국 측과 이행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특히 우라늄농축 이행방안과 핵추진잠수함 협력 틀을 둘러싸고 한미 간 이해관계 조율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위 실장은 이번 방미 기간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러한 실무협의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미국 측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동시에 일부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직접 조율에 나서 양국 정상 간 합의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관심은 북미·남북 대화 재개 논의가 이번 방미 협의에서 어느 수준까지 다뤄질지로도 쏠리고 있다. 위 실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국가안보실 업무 방향을 설명하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해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 이후 한미 간 외교·안보 라인에서 대북 관여 수위를 조율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이어져 왔다.

 

한편 국내 정치권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 이행 과정에서 한국의 국방비 부담과 핵추진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한 확장억제력 제고 효과를 강조하는 반면, 야권에서는 장기적인 재정 부담과 지역 안보 긴장 고조 가능성을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위 실장의 방미가 한미 동맹의 전략 조정 단계로 넘어가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우라늄농축과 핵추진잠수함 관련 논의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방위력 강화는 물론, 역내 비확산 질서와도 맞닿아 있는 사안인 만큼 한미 양국이 합의 수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주변국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위 실장의 방미 결과를 토대로 후속 실무협의 일정을 조율하고, 관련 내용을 국회와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향후 국방비 예산 논의와 맞물려 한미 합의 이행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며, 외교·안보 라인 역시 추가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며 정국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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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한미정상회담#핵추진잠수함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