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째 위축 신호”…중국 제조업 PMI 부진, 비제조업까지 동반 둔화 우려
현지시각 기준 30일, 중국(China) 베이징에서 발표된 11월 경기지표가 제조업과 비제조업 전반의 동반 둔화를 보여주며 중국 경기 회복세에 적신호를 켰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8개월째 위축 구간을 이어간 데 이어, 비제조업 PMI까지 약 3년 만에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중국 경제의 구조적 난제가 국제사회에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PMI는 49.2로 집계돼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선인 50을 여전히 밑돌았다. 이 수치는 로이터와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와 거의 일치해 시장의 예상 범위 안에서 발표됐다. 중국 제조업 PMI는 올해 4월 49.0을 기록한 이후 11월까지 8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PMI는 49.3으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떨어져 위축 폭이 커졌다. 중형기업 PMI는 48.9로 0.2포인트, 소기업 PMI는 49.1로 2.0포인트 각각 상승하며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세 부문 모두 50 아래에 머물러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 위축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 구성 항목을 보면 생산지수는 50을 기록해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고, 공급자배송시간지수도 50.1로 소폭 상승하며 두 지수 모두 확장 구간에 들어섰다. 반면 제조업 신규주문지수는 49.2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지만 기준선을 넘지 못했고, 원재재재고지수는 47.3으로 재고 조정 국면이 이어졌다. 종업원지수는 48.4로 0.1포인트 오르며 다소 개선됐으나 50 아래에 머물러 고용 위축 흐름이 계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비제조업에서도 둔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건설업과 서비스업을 합산한 11월 비제조업 PMI는 49.5로 전월 50.1에서 0.6포인트 하락하며 50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 비제조업 PMI가 위축 구간에 들어선 것은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국경절 연휴 효과로 10월에 소폭 회복했던 지표가 11월 다시 악화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건설업 기업활동지수는 11월 49.6을 기록하며 기준선 주변에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해당 지수는 6월 52.8에서 7월 50.6, 8월 49.1, 9월 49.3, 10월 49.1을 거쳐 점진적으로 하락해 왔다. 서비스업 기업활동지수는 6월 이후 50 안팎에서 확장 구간을 간신히 유지해 왔으나, 11월 49.5로 떨어지며 위축 영역으로 돌아섰다.
훠리후이 중국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설명자료에서 연휴 효과 소멸이 서비스업 PMI 하락의 배경이라고 지적하면서, “부동산 관련 업종과 주민서비스업에서 기업활동지수가 모두 기준선 50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활력이 전반적으로 약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서비스업 활동전망지수가 55.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기업들의 향후 경기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비제조업 지표 악화는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수요 둔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개발에 의존해 성장해 온 중국 경제 구조상 건설업과 서비스업의 동반 약세는 성장 모멘텀 약화를 상징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중국과 긴밀한 교역 관계를 맺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로서는 수출 수요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는 상황이다.
국제 언론도 이번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AP통신은 미중 무역 갈등이 과거에 비해 완화된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여전히 구조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휴전 이후 중국 수출이 뚜렷한 반등 흐름을 되찾았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정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이미 통화·재정 정책을 통해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과 민간 소비 회복 지연이 지표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가 부양책이 제조업과 비제조업 전반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 혹은 구조 개혁 지연에 대한 우려를 키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중국 정부가 향후 어떤 정책 수단을 동원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할지, 그리고 이번 PMI 부진이 글로벌 수요와 역내 교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